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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해외

싱가폴

by 이신율리 2011. 7. 3.

 

결혼 30주년 여행 싱가폴

 

 

첫날 (화요일)

 

새벽 5시에 출발

몇일 째 오던 비가 산뜻히 그쳤다

싱가폴!

서울이랑 같은 크기

제주도 보다 작은나라

가장 많이 가는 해외 여행지 아닐까

수속을 마치고 면세점을 구경하고 9시 비행기 출발

전날 잠을 설쳤는데도 비행기 안에서 6시간 반

잠도 안자고 영화도 안보고 뒤틀려 죽는 줄 알았음(속으로 궁시렁~앞으론 긴여행 다니기 틀렸음 ㅎㅎ)

3시 넘어 도착 숙소로 가자


 

 

 


 

리틀 인디아 거리

젤 먼저 눈에 들어 온 꽃파는 아저씨 가게 (얼굴은 개 파는 아저씨 같이 생겼었음)

주위에 사원이 많아서 이름모를 꽃을 파는 가게가 많았다

저 목걸이 걸고 훌라춤..

무거워 목 떨어지게 생겼다


 

 

 


 

체커스 인(Checkers In)

리틀 인디아 지역에 생긴지 얼마 안되는 호스텔

솔로 여행자들에게 인기 폭팔

큰아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자고 한방에 침대 6개가 있는 방을 예약했다

찾는데 한시간도 넘게 걸렸어 (나중 아들 하는 말 서울 한복판에서 변두리 떡볶이집 찾는격이라고 푸하~~)

작은 공간

블랙& 화이트로 단정하고 심플하다

젊은이들이 좋아하게도 생겼다

괜찮더라

그러니 나도 젊은이다 우하~~


 

 


대충 짐을 정리하고

저녁을 먹으러 가자

롱비치 해변 (동부 해안 도로)을 따라 걸었다

각양각색의 이방인들이 우리네 한강변에서처럼 저녁 운동에 헐떡거린다

말끔한 해안도로 상큼한 바람이 벌써 그립다

아들이 여행지에서의 먹거리 볼거리 참 찬찬히도 준비해왔다

칠리크랩, 블랙페퍼크랩이 유명탄 '롱비치 씨푸드 레스토랑'을 찾았다

 


 


블랙페퍼크랩

잘 안보이는 오른쪽은 칠리크랩

고수란  특유한 소스때문에 작은아들은 완전 기절 내는 반쯤 기절

그래도 블랙페퍼 크랩이 먹기 좀 수월했어요 ㅎ

레몬 담근 물그릇이 나온다

마실 물인 줄 알고 홀짝 마실 뻔

손씻는 용도란다

이곳에선 차를 따라줘도 물티슈가 나와도 돈 돈..

무조건 yes면 푼돈이 목돈되어 나간다 ㅎㅎ

 

가까이 씩씩한 배들이 다닥거리며 아는체 한다

날이 깊어가니

둥~ 떠있던 배 불빛이 꼭 멀리 있는 도시같네 하던 작은 아들

그 말이 아련한 그리움 같더라



 


 

체커스인에서의 하룻밤

에어컨 조절이 안된다

아랫층에서 아빠 엄마는 오돌~~

2층에서 아들 둘은 소곤대느라 춘줄도 모르고 ㅎ

이국땅에서의 첫밤은 공상하다 날을 새고

아침은 1층 휴계실에서 아들 둘이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계란을 부치고 볶고 쨈을 바르고 커피와 차로 준비한 만찬

아들이 차려주니 훨씬 맛있더라 ㅎㅎ

 

 


둘째날 (수요일)

 

짐을 맡기고 둘째날 일정인 싱가폴 동물원으로 go

어딜가나 큰아들은 동물원은 꼭 가는듯

아직 아기 청년인가보다 ㅎㅎ

옛날 창경원 어린이 대공원만 생각하고

속으로 궁시렁~~ 날도 더운데 먼 동물원여~~했더만

애들처럼 꺄오~~하면서 많이 웃었네

황금박쥐도 보고

늘보원숭이 농땡이 치는 모습

백호가 물속에서 어슬렁 걷는지 헤엄치는지

코끼리에게 당근 바나나도 주고

침팬지 냠냠대는 곳에서 사진도 찍고

피곤해선지 사진이 꼭 오랑우탄처럼 나왔음 킥킥~~

가까운 곳에서 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것이

싱가폴 동물원의 큰 특징

길가에 커다란 도마뱀?(아기공룡 같기두 하고.. 둘리는 아님) 이 지나고

비둘기 오리 비스므리한 애들 공작이 사람처럼 어슬렁거리고

뭔 원숭이 종류가 그리 많던지..

싱가폴에선 하루에 한번씩 비가 온다던데

날씨는 돌아댕기기 딱 좋은 흐린날

 


 


 

 


 


몇시간을 구경하고 나니

모두가 꽤재재하고 피난민같다 ㅎ

택시를 타고

인도요리 전문인 '바나나 립 아폴로' 레스토랑에서 점심은 인도요리 즐기기

생선머리 카레, 난셋트, 닭고기 뭐더라??

생선머리 카레엔 고수향땜에 ..

난셋트는 맛나더라 각종 소스가 입맛에 맛더만..

널찍한 바나나 이파리에 생선머리 조각을 덜어서

소스를 얹어서 밥도 비비고 ~~

몇끼 먹었더니 길죽한 밥알도 내 밥 같았고

 


 




 

셋째날 (목요일)

 

아침은 호텔 중식당

이젠 좀 익숙해졌는지 어느것이든 맛나다

비가 억수같이 유리창을 때린다

아침은 쉬자 낮잠도 자고..

11시쯤 비가 슬그머니 그치니 아들이 벨을 울린다

휴양 놀이공원인 센토사 섬으로 가자

택시를 타고 모노레일을 타고

입구에 장엄한 머라이언 사자상이 입을 떡 벌리고

날씨는 흐리고 보슬비가 내리고

작은 아들 아이스크림 한개에 4달러라고 캑캑거림서 사오고 ㅎㅎ

그래서 더 션하니 맛나더만 ..

커다란 새 손바닥에 올리고 사진을 찍고

아침 나절 쉬어서인지 이곳에선 사진이 잘 나왔음 (새보다 인물이 나았어 ㅋ)

 

놀이기구를 타자

루지

운전을 하면서 구불거리는 길을 냅다 달려대던 오종종 귀여운 길

노랑 헬멧을 쓰고 달리던 그 길에서 맞던 행복한 바람향내

아들들 동영상을 찍어대고

큰 아들 엄마는 생각보다 잘탄다카고 히히~~

두번을 탔는데 두번짼 꺄옥거리며 더 속력을 냈음 푸하~~

 

스카이 라이드를 타고 내려다 본 센토섬의 풍경

우뚝 솟은 윤기 자르르 푸른 나무들

오래도록 기억이 푸른빛이리라

센토섬에서 가장 인기 좋은 줄타기 메가집

아들들이 엄마 걱정

무서워 탈 수 있겠어?

아힝~~ 무쟈 잼나더라

길이가 좀 짧았어

더 높았어야했어 ㅎ

 

 

 


 


 


야자수에 달린 큰아들

원숭이 띠도 아니건만 잘도 매달린다



 

 


 


센토사 섬에 있던 호텔

담에 다시 싱가폴에 온다면

이 호텔에서 하룻쯤 묵어봐야지

 

느긋하게 센토사 해변에서 한참을 바라본 바다

덥고 후덥지근한 나라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몇일만에 정을 들였네

돌아보며 눈 맞추던 센토사 섬

저녁은 섬 입구에서

이쁜 딤섬은 맛도 이뻤고

누들(유명하다고 줄서서 주문해 왔더만 맛은 별루였어)

괜히 고추만 깔짝거렸지

 

 


 


그래도 난 이것이 낫더만

중간에 요상한 보라딩딩한 것은 키 큰 인도 가지임

푸른 야채는 시래기도 아닌것이 시래기+ 시금치 + 쑥갓 푸하~~

후식으로 먹은 이쁜 코코넛케잌 맛있었어

열대과일 주스와 옐로메론은 주둥일 찧면서 먹었지

편안한 숙소로 택시를 타고 달음질

 

휘청 휘청 싱가폴이 취하는 밤

복장을 단정히 하고 (그래도 난 슬리퍼였지 ㅎ)

호텔에 딸린 카지노에 들어섰다

TV에서만 보던 딜러들의 손놀림 멋지더라

한사람 당 배당금 빨리도 휘리릭 날리고

작은 아들만 몇천원 땄나? 흐흐~

어슬렁 거리면서 쇼핑몰을 구경하다

분홍신발 하나 사서 입 귀에 걸치고



 


 

팔뚝만한 망고를 사고

한국에서 눈팅만 하던 용과를 사고 리치를 사고

망고는 역시 과일의 왕

과일의 왕은 두리안이라던데

꼭 새우젓 삭힌 맛이라 영~~

용과는 모양만 이뿌고 꼭 맛없는 수박맛

리치는 귀여운 맛

리치 한통을 한방에 다먹고 과식이라 낑낑~~

침대에 누워서도 야경은 어제밤보다 더 익은 빛

눈부신 아침이 오지 않았음 좋겠더라

 



 

넷째날 (금요일)

 

아침은 양식당에서

빵, 치즈, 열대 과일도 참 맛있게 먹었다

남편은 씨리얼을 모르고 두유에 타서 (나보고 먹으라고.. 한숫갈도 안 먹었음 ㅋ)

 

 


 


 

오늘 일정은 인도, 차이나 타운과 쇼핑하기

 

파스텔 톤 건물들이 이쁜 작은 마을들  ..

선물을 사러 가자던 아들을 따라서

꼭 우리나라 대형마트같았던 곳

건강식품이 울나라 백화점보다 두배도 더 싸더만

별거 별거 구경거리도 참 많더라

 



 

차이나 타운 불아사 옆에있는 인도사원

싱가폴의 이질적인 문화가 융합된 모습

두 인종의 종교의 조화

 

점심은 차이나타운에 있는 야쿤 할아버지 샌드위치

코코넛으로 만들었다는 가야잼

멀뚱한 계란 노른자에 뭔 소스를 넣고 휙휙 저어서 윽~~ 난 안먹었음

디따 얇은 식빵에 가야잼 발라서 계란 소스에 찍어서~

블로그 친구님께 지난해 받았던 잼이 이거였던가? 맞어유~~~

아들 둘이서 선물 보따릴 들고서

지하철을 타보자

에스컬레이터가 어찌 그리 빠른지

노인네들 엎어지기 딱좋아

 

큰 아들이 가고 싶다던 증권가

묵었던 마리나 베이 센즈 호텔에서 마주 보이던 거리이다

햇살은 맑음이다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어쩌면 빌딩들도 늘씬허니 그리 훤하게 잘 생겼냐

그 숲도 어지간히 시원터라

 



 

싱가폴 증권가에서 일하고 싶단 아들

훗날 그대 꿈이 이루어지길..


 

 

머라이언 상 앞에서

입 벌리고 손바닥 펼치고 사진들 찍느라..

그 뒤엔 새끼 사자상도 정스러웠고..

 


 


열대과일 두리안을 본떠 만든

호텔에서 내내 바라보며 궁금해하던

예술 공연장

 



 

이틀을 바라보면서 뭘하는 곳일까

많이도 궁금했던 과학예술관

연꽃을 닮은듯

아들은 입을 닮았다고..

바다에선 군인들이 풍선단 배를 타고 훈련??

밤엔 저 풍선들이 오색 불을 밝혀

이뿌게 이뿌게 바다를 싱가폴을 수놓는다


 


 

호텔을 두고 큰 바다 연못을 돌았다

증권가를 지나서

머라이언 상 앞에서 사진을 담고

두리안 연꽃 공연장들을 거쳐서

휘리릭 구부러진 다리를 건넜다

 



 


 

저녁은 호텔 쇼핑몰에 있는 식당에서

딤섬과 말레시아 인도요리를 맛나게 먹었다

후식은

달착지근하고 살빛이 이쁜 연보랏빛 코코넛

 

공항호텔로 가자

아침 8시 비행기니..

밤 12시에 호텔에 들었다

남편이 없어져서 소동을 히히~~

애들처럼 야밤에 혼자 쏘다니느라

치솔사러 갔다가.. 으휴~~

 



 

싱가폴 공항 아침

올때는 편했던지 2시간동안 푹자고

작은 아들이 추천한 영화

'그대가 그립습니다'

혼자 히죽거리며 눈물 깜박거리다 보니

고~~~국이네 ㅎㅎ

 

큰아들이 준비한 결혼 30주년 가족여행

함께 한 여행이 언제였던가

애들 어릴 때 설악산 화진포 해수욕장였던 거 같은데

남들 말하는 아들 장가 보내기 전이 가장 좋다고

가족..

 봄날 복숭아 빛 웃음 같았던..

그  닷새가 지났다

짧은 여행이

영원까지 추억하며 기억되리라

듬직한 큰아들

살가운 작은아들

참 고마웠다

 

 

 

2011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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