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아파트 뒤곁
처음 이사와서 새싹 봉우린지, 꽃 봉오린 아니라며 금세 눈길을 돌렸어요
생각 끝에 느티나문가 했지요.
있으려면 벚나무나 서있을 일이지 궁시렁 대면서 봄이 왔죠
앞뜰에 두 그루 모과나무에만 관심을 두면서
여기저기 봄은 터져 만발했지요
왕벚, 그냥 벚 사방이 다 환한데
뒤곁은 무심한 듯 잎새도 아닌것이 꾸물꾸물 한 가닥씩 펼치는 것이
며 칠 전 가만 보니 벚꽃이었어요.
화사하지도 않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쳤지요.
오늘 아침 보니
맞다. 산벚이었어요
창을 열고 "산벚아 왜 산으로 가지 않고 이곳에서 피니" 했더니
그냥 웃기만 하더라구요
이제 다른 벚들은 잎이 내리는데 천천히 수수하게 피는 모습이 좋아요
벚이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으려나요?
그래서 저랑 벗이 되려나요?
미안타고 사진 한 장 담았어요.
오래전 떠난...
웃음이 이뿌던 친구가 떠오르네요.
2017년 4월 13일 살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