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등대가 불을 켠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강경이 우리나라 3대 상업도시였을 때, 그때는 저 등대도 얼마나 반짝였을까요
통통배를 타고 건너다 차마선(車馬船)이 생겼어요
차 구루마 염소 오리 닭 토끼 구름도 건넜습니다
배 시간이 끊기면 야매 배라고 종이로 접은 것 같은 쪽배를 타고
달빛 삼아 출렁거렸던 낭만이 있습니다
황산대교가 생기면서 등대는 멀찍이 물러났습니다
대단한 다리였는지 그 당시 대통령도 왔다고 합니다
다리 입구엔 대통령 전두환이란 돌덩이도 있습니다
선거 때마다 다리 놓겠단 후보는 얼마나 많았던지
저 다리로 인해 얼마나 고향이 발전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고향을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건
강경 포구의 저 등대 뿐일거란 생각을 합니다
건너편이 고향입니다
우리나라 70%의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느라 실눈을 뜨거나 밤이면 비닐하우스가
제 눈엔 바다 같아 보입니다
한 마리 새까만 오리가 어딘가를 향해 열심히 가고 있습니다
오리에서 제 모습을 봅니다
저마다 간직하고 있는 등대가 있습니다
당신 가슴속엔 어떤 등대가 반짝이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