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처럼 우리소리 사랑하기
9월이면 다시 시작이다
학교도.. 내가 우리음악을 전해야 될 곳들도
8월 한달 신나게 놀고 나니
일요일 쉬고나면 월요일이 힘들 듯
다시 시작하려면 꾀병 부리고 싶어 죽을 지경이다
공무원 교육원에서 ‘전통음악의 이해’로 강의 시작하는 날이다
한시간은 국악이론과 한시간은 소리를 가르친다
전국에서 다 모인다 제주도까지
어느 교육원은 나이 무지 든 사람들만 모아놓고
또 어느곳에선 완전 신입생들만 모아 놓고
잘부탁드립니다 꾸벅하고 담당교수 나간다 으이그~~
그래도 드믄 드믄 나이대로 섞어 놓으신 분도 계시니..
오늘은 서른살 안팍이 교육생들이다
힘들겠다 싶었는데...
오잉~ 이렇게 우리음악에 관심이 많을줄~ 젊은이들이..
우리악기를 아는대로 말해 보세요 했더니
편종 편경에 나발까지 대고 난리가 났다
무신 상이라도 주고 싶더만 (지둘리쇼~ 이따 소리 한자락 질러 줄틴게~~)
쉬는 시간에도 질문하느라.. 화장실도 안 가는지
‘판소리 서편제와 동편제는 어찌 다른지’
‘왜 비파란 악기는 역사가 오랜데 연주가 단절되었는지’
이렇게 질문이 쏟아지면 나는 좋아서 주체할 길이 없다
우리음악에 대한 궁굼증이 내겐 신명나는 활력소이다
피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도무지 찾을길이 없네~
두 번째 시간은 우리소리를 가르친다
'한강수 타령’
겁을 내더니 어느새 맛을 내며 소락지를 지른다
우리 몸에 우리 피가 흐르니..
한시간인데 시간이 남을 정도로 잘도 부른다
마지막엔 잘 배웠는지 시험이다
완전 마이크 잡고 노래방 분위기로 배가 산으로 가기 일보직전이다
재미있고 유익하게 우리음악을 익히노라면 접어야 할 시간이다
수고하셨다고 내가 이번에 소리를 들려준다
경기민요의 대표적인 노랫가락과 창부타령을 들려주면
앵콜에 또 한번 뒤집어 진다
모두가 아는 쉬운 노래로 마무리를 짓는다
오늘도 나는 우리소리로
이 가을을 오동 포동 살찌우고 있다.
2006. 09. 13 杏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