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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살구

가을처럼 소리 사랑하기

by 이신율리 2006. 9. 13.

 


 

가을처럼 우리소리 사랑하기

 



9월이면 다시 시작이다

학교도..  내가 우리음악을 전해야 될 곳들도

8월 한달 신나게 놀고 나니

일요일 쉬고나면 월요일이 힘들 듯

다시 시작하려면 꾀병 부리고 싶어 죽을 지경이다


공무원 교육원에서 ‘전통음악의 이해’로 강의 시작하는 날이다

한시간은 국악이론과 한시간은 소리를 가르친다

전국에서 다 모인다 제주도까지

어느 교육원은 나이 무지 든 사람들만 모아놓고

또 어느곳에선 완전 신입생들만 모아 놓고

잘부탁드립니다 꾸벅하고 담당교수 나간다 으이그~~

그래도 드믄 드믄 나이대로 섞어 놓으신 분도 계시니..

  




 



오늘은 서른살 안팍이 교육생들이다

힘들겠다 싶었는데...

오잉~ 이렇게 우리음악에 관심이 많을줄~ 젊은이들이..

우리악기를 아는대로 말해 보세요 했더니 

편종 편경에 나발까지 대고 난리가 났다

무신 상이라도 주고 싶더만 (지둘리쇼~ 이따 소리 한자락 질러 줄틴게~~)

쉬는 시간에도 질문하느라.. 화장실도 안 가는지

‘판소리 서편제와 동편제는 어찌 다른지’

‘왜 비파란 악기는 역사가 오랜데 연주가 단절되었는지’

이렇게 질문이 쏟아지면 나는 좋아서 주체할 길이 없다

우리음악에 대한 궁굼증이 내겐 신명나는 활력소이다

피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도무지 찾을길이 없네~

 



 

  


두 번째 시간은 우리소리를 가르친다

'한강수 타령’

겁을 내더니 어느새 맛을 내며 소락지를 지른다

우리 몸에 우리 피가 흐르니..

한시간인데 시간이 남을 정도로 잘도 부른다

마지막엔 잘 배웠는지 시험이다

완전 마이크 잡고 노래방 분위기로 배가 산으로 가기 일보직전이다 

재미있고 유익하게 우리음악을 익히노라면 접어야 할 시간이다


수고하셨다고 내가 이번에 소리를 들려준다

경기민요의 대표적인 노랫가락과 창부타령을 들려주면

앵콜에 또 한번 뒤집어 진다

모두가 아는 쉬운 노래로 마무리를 짓는다


오늘도 나는 우리소리로

이 가을을 오동 포동 살찌우고 있다.

 

 

2006. 09. 13   杏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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