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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살구

봉숭아 닮은 친구

by 이신율리 2006. 8. 21.

 

 

 

 

 

 

 

봉숭아 닮은 친구


아버지께서 넘어지셔서 입원하셨다

병원에 들어서니 아버진 다리를 들어 올리고 누워계셨고

맞은편 침대에서 유난히 반기는 사람이 있네

어디서 본듯한

나여~ 검게 그을려 약간은 수줍은 듯 ...

오메 이런~  생각이 잘 안난다

초등학교 남자 동창이긴 헌데...

우선 인사부터 하고

솔직하게 어쩌지 실은 이름이 잘 생각이 안나네

미안하긴 했지만 묻는것이 나을 것 같아서..

그럴겨~ 멀리 떨어져 사니 이름을 잊을수도 있지 뭐 하며

오히려 자기가 더 미안해한다

일루 와서 앉어 하며 손을 잡고 놓지를 않네

옆에 마나님도 계신데...

어색해 하는 내가 참 이상하다.

박카스를 따주며 마시라고

복숭아를 씻어 가져오라고 난리이다

고추푸대를 차에 옮기다가 갈비뼈에 금이 가서 입원중이란다

 

 

 


초등학교 6년을 함께 다녔는데

너는 내 이름을 아는데 나는 왜 네 이름을 까마득하게 기억 못할까

순하디 순한 모습이 옛적 그대로다

어쩌면 저 나이에 어릴적 소년이랑 똑 같으네

형편이 어려워 공부하지 못하고 시골에서 농사만 짓고 사는 모습이

천상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 같으네

웅~ 기럼 난 그 윤초시댁 손녀딸  하하~ (소나기 올 때 놀러 나가야징~~ )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친구한테 전화하라고 얼마나 착한지 감동에 감동 연속이래나

아버지 머리 감겨 드리고

휠체어에 태우고 옥상으로 어디로 바람쐬러 다니고

다리도 주물러 드리고..

세상에나 자식보다 나으네


한참을 생각했다

난 너를 기억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친구에게 교만히 보이진 않았을까

참 오랜만에 순수했던 친구의 모습을 보며 다시 나를 돌아본다.


참 아름다운 친구야

발갛게 피는 봉숭아가 너를 닮았구나 

사랑해 친구야

 

 

2006. 08. 21.      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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