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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살구

동창회

by 이신율리 2006. 8. 24.

 

 

 

 

 

동창


일년에 한번씩 모이는 초등학교 동창회 5년만에 나갔다

강경 세도에서 대전에서 멀리 대구 홍성에서 올라 온다

 

한참을 얘기하다 보면 옛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어릴적 고향 친구를 만나는 일만큼 신나는 일은 없다 

겉모습이야 배 나온 친구, 대머리 일보 직전인 친구, 대머리에 배까지 합세한 친구 

마님 장작 팼갑슈? 허게 생긴 친구 ( 이 친구 손바닥 내 얼굴에 대면 얼굴 안보임)

남자 애들 짖궂게 얘 힘 무지 세~~   하하~ 그래서 시골에서 방앗간 한다

쌀가마니, 보릿가마 문제없이 거뜬 거뜬 잘두 들게 생겼다.

그런데 친구들 만나면 공통점이 있다

어려선 그리 천방지축 날뛰며 개구졌던 애들이

한결같이 여자처럼 얌전해졌다는 것 (남성 홀몬 깝신대다가 진즉 다 소진혔나?)


여자들이 모이면 더 드세긴 드세다

반갑다구 등짝 퍽퍽치구 남자애들은 아퍼 죽는다고 깨갱거리구

2차는 꼭 노래방

나에겐 고역이다 장장 4시간을 그 굴속에서~

민요 비슷한 것은 다 예약이다

하다못해 김부자의 달타령, 하춘화의 영암아리랑 잘 알지두 못하는 것 까지 모두 예약 끝

완전히 살구 리사이틀이다

잉~ 난 노래방가면 가요 부르고 싶은데 기회를 안준다 .

 

술만 취하면 난리 부르스인 남자친구 걸작이다

화장지 머리에 두르고 맹구처럼 김 이에 붙이고 여기가서 히~ 저기가서 헤~~

담배 피우면서 귀에다 담배 꽂구 갖은 애교를 다 떤다

술에 가장 먼저 취해 동창회 끝나고 시골로 내려갈 땐

다리에 힘이 젤루 많이 풀려 개다리춤에다

여기 저기 친구 끌어 안구 정에 그리워 목을 맨다

30여 명이 넘게 모였다가 날이 어둑해지면 시골로 어디로 조각보 풀어지듯 뿔뿔히 흩어진다 .

 

나도 달려갈 땐 가깝게 느껴졌던 한시간 거리가 돌아오는 길은 몇시간 거리처럼 멀기만 하다.

이젠 나이가 드는건가?

친구가 그리우면 나이를 먹는다는 거라는데...


아~ 이제 몇일은 친구들이 불렀던 노래를 흥얼거리고 다니겠지...

 

 

 

2006. 08. 24,    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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