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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4

오뎅 오뎅 생선 살을 갈아 전분이나 밀가루를 넣고 빚어서 기름에 튀긴 음식 맞춤법 검사기는 어묵이라고 일러준다. 나는 오뎅이라고 쓴다. 엄마는 덴뿌라라고 하는데 그럼 튀김이 얼마나 빠르게 달려와 밑줄을 그을까 영양보다는 맛이라고 써놓고 오뎅은 좋아하지 않는다. 식당에서 반찬으로 나오면 가짓수 채우려고 나왔네 까칠한 성격이 살아난다 그래도, 후후 불면서 뜨건 국물 목으로 넘기고 적당히 불어 넌출거리는 오뎅 양념장에 꾹꾹 찍어 먹는 모습은 어쨌거나 살아있는 겨울 풍경이다. 교육열이 남달랐던 엄마는 중학생인 동생을 강경으로 전학시키는 바람에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돌산 꼭대기에서 남동생 둘을 데리고 자취를 했다. 여고시절 나는 강물 같은 누나에서 천천히 사감 같은 누나로 변신 중이었다. 내 공부보다 더 집중해서 장풍을.. 2020. 2. 16.
상수리 나무 가을이 점점 겨울을 찾아 나서는 길이면 내게 가을과 가장 먼저 만나는 어릴적 단풍나무는 상수리 나무였다 누런 잎이 살짝 파마한 것처럼 굽실거리면 내 가슴엔 온통 부푼 가을이 찾아 들었다 여름엔 푸르름이 넘치는 상수리 나무 아래 까치발로 서서 움푹 패인곳에 다닥거리는 등짝이 .. 2007. 10. 27.
코스모스 공원 (구리) 코스모스 코스모스가 피면 유독 어릴적 생각이 많다 시골에서 자란 내 나이 때 쯤이면 초등학교 시절 왜 그렇게 공부보단 학교 일거리가 많았는지 원~ 봄이면 코스모스 심고, 식목일에 나무 심고(나무 심다 몰래 나와 진달래 꽃밭에서 놀다 혼나고) 가을이면 송충이 잡고, 솔방울 따고.. (.. 2007. 9. 28.
추억속의 꽃 무꽃 화려한 꽃보다는 욕심없이 수수하게 살다가는 중년의 모습 같은 무꽃 장미보다 고향의 꽃같은 모습이 좋으니 이제 늙나보다 배추 장다리꽃 달착지근하면서 약간 매운 맛 꺾어 먹다보면 나중엔 눈물이 그렁~ 헤~ 매워서.. 노랑 장다리꽃에 하얀 나비 앉고 하양 장다리꽃에 노랑 나비 .. 2006.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