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신선이 노닐던 곳 '선유도(仙遊島)'

 

 

 

 

내 고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여고시절부터 꿈꾸던 여행지를 이제서야 찾아갔네

 

지긋한 감기로 계획했던 3주를 지내고

 

이러다간 못 가겠다 싶어서 살짝 남은 감기를 안고서 여행길에 올랐다.

 

가기전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를 얻으려 했는데 부실하네

 

사람이 살지 않고 잠자리는 시원찮은 민박에, 물이 부족하니 생수를 사가라?

 

옆에서 친구 엄칭히 나를 구박한다 정보가 빈약하다구..  최선을 다했구만 쩝~

 

 

 

언제 달려도 잘생긴 서해대교는 여전히 씩씩한 모습으로 가슴까지 시원하다.

 

이국적인 모습으로 멋을 더해준 곁에 신부같은 '행담도 휴게소'

 

이런곳은 꼭 들러야 된다고 자상하게도..

 

왕옥수수 하나 사서 사이좋게 나눠먹으며 출발~   진짜 맛있네~

 

 

 

서해안 고속도로 맘 좋게 바다를 일찍도 보여준다.

 

정겨운 이정표에 그리운 여행지들.. 서천, 마량포구, 춘장대..

 

머릿속에 지난 추억을 그리노라니 군산이다.

 

'우리 이마트에서 장보자~'

 

대충 간식거린 장만했는데 물이 더 필요할지두 자전거를 열심히 타야하니..

 

왕따만한 5리터 생수가 990원  어머나~ 시골이라서 물이 더 싼가?

 

친구 하나 더 사서 차에 실어야지~ (이때까진 물 든 모습이 퍽 괜찮았음)

 

간단히 점심 햄버거에 냉면으로,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에 딩굴거리면서 시간과 노작 노작~

 

이마트 광장에 조형물 보고 깔깔거리며 웃느라

 

여인네 모습을 주렁 주렁 세워놓고 저건 파자마 바람이고, 엉덩이가 퉁퉁하고 어쩌고 하면서

 

갖은 흉을 다 보다가 정신차리고 선착장으로 출발~

 

 

 

 

 

 

 

 

 

  

 

내항으로 달려가니 외항으로 가란다.

 

파출소의 순경아저씨 너무 친절하게 설명주느라 우리 시간 다 잡아 잡수시고..

 

20분쯤 달려야 할 거리를 10분 남기고 100미터 달리기로 속력내서 질주 (메룽~ 이란다)

 

1시 50분 배는 떠나고 선유도행이 아닌 장자도행 2시 배를

 

크게 인심 쓰신 매표소의 아저씨 천원정도 깍아 주셨나?

 

 

 

 

 

뱃소리는 산만하게 한여름 매미처럼 왕왕거린다

 

벌써 멀미하는 자세로 바닥에 널부러진 아줌마

 

의자에 큰 소자로 뻗어 계신 아저씨 그리고 서너 사람이 전부네

 

친구는 시끄러우니 노래나 한자락 해야지 하면서 구성지게 봄노래를 불러 제끼고 ~

 

1시간 15분에 걸쳐 장자도에 덜렁 내려 놓고선 선유도까진 걸어서 30분이란다.

 

이궁~ 5리터 물통이 웬수로다

 

친구 왈~ 세수할래? 발닦을래? 저녁에 다 안 먹기만 해봐라~ 갖은 구박이네

 

나두 까마득한 길에 가방 메구서 저 물통.. 뱃속에 다 넣을수도 없고

 

그렇다고 세수할 수도 없구..   누구여~ 선유도엔 물이 없다고 써놓은 눔~ (버럭)

 

오토바이에 천막을 친것이 콜택시란다.

 

기념으로 우리 생수통 걸고서  찰칵~

 

걷자 어차피 산천경계 친구 삼아 터덜 터덜  ~

 

 

 

  

 

 

 

 

 

 

 

 

장자대교를 건너기 전 간이 횟집에 아저씨 세분이 신기한 듯 우릴 보네

 

그 물통은 뭔 물통여?  분명 그런 표정이었지

 

지금은 물 공급이 잘 되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절이라네

 

이궁~ 서울 촌눔들

 

결국은 작은 생수 3개와 바꾸니 둥둥떠서 하늘로 오를려고 한다

 

 

 

섬과 섬을 잇는 '장자대교'가 아름답다

 

맘씨 좋은 섬 아저씨를 만나 차를 얻어 타고

 

선유도엔 차가 없고 자전거가 왕이다. 오토바이는 내시 정도? ㅋ

 

차량이 다리를 건너지 못하게 되어 있으니

 

한적함은 으뜸이요. 절경이 남해안 못지 않음에 물통으로 기죽었던 살구

 

기가 살아서 '거봐라 오길 잘했지 언제고 내 말만 잘 들어봐아' 허믄서  목소리 딥따 커지네   꺄옥!!!

 

 

 

 

 

 

 

 

 

 

 

  

 

 

 

물통으로, 걸음으로 지쳤다

 

숙소를 정하고 자전거를 빌려야지

 

거의가 민박이고 군데 군데 펜션이 자리잡고 있네

 

선유도 선착장 앞 횟집 퉁퉁이 아저씨 입담에 이래 저래 노작거리다 지쳐가고

 

모퉁이 돌아서 가면 '통계마을' 민박이 있으니 10분이면 걷는다기에

 

좀 올라가니 죽겠다. 사대삭신이 쑤시는 듯  돌아가도 금방 나타나지 않을 것 같은 마을

 

다리는 천근이요, 마음은 오만근 더하기 삼만근

 

십분은 무신 ~ 앞으로 뒤로 갈수도 없는 얼빵한 상황

 

정신차리고 야멸차게 돌아서서 우선 자전거를 빌리자 그리고

 

밀려오는 파도 소리!  밀파소가 아름답다고 들었으니 찾아가 보자 (갑자기 기운이 샘 솟는 듯.. 아쟈! )

 

 

 

자전거를 못타는 살구땜시 2인용 자전거를 다음날까지 만오천원에 빌려서 짐을 한가득 싣고

 

손오공이 보드 탄 것 처럼 날아간다 ~ 우랑바리 바라랑~~~~

 

 

 

첨 만나는 곳이 명사십리 해수욕장

 

한가함이 하늘을 찌르네

 

모래사장에 널부러진 개쉬끼들~ ㅋ

 

나가서 맛조개나 잡던가 헐것이지

 

궁시렁 궁시렁~ 거리며 잠을 깨워 놓구선~

 

올때 또 잠만 자구 있기만 해봐라~

 

이론 ~  개판이네~

 

 

 

 

 

 

 

 

 

 

 

선유도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였던 곳 '망주대' 바위산 두개가 나란한 모습으로

 

수년을 감싸안은 소나무 안아주고 싶도록 착하게 서있네

 

 

 

어디고 제주도의 모습처럼 유채꽃 노란빛이 봄을 더 깊이 물들인다.

 

찐한 파랑 주황빛의 머리를 틀어 올린 섬마을 집들은 더 가슴 가득 정 들이고

 

거기에 유채꽃 향이 살살대니 평화로운 낙원일세

 

 

 

밀파소에 오르니 너무 일찍 찾아선지 주인은 간데없고

 

밀려오는 파도소리가 우릴 맞는다

 

해변에 내려서니 그림을 이고 있는 이쁜 꼬맹이 몽돌이 나를 잡고 심심타 자갈댄다

 

발이 저리도록 줏느라 ..

 

그리워하던 몽돌 구르는 소리도 다시 안고 가슴 한번 울리고..

 

 

 

산위에 달이 뜬 모습이 그려진 수석을 찾는다구?  ㅎㅎ

 

수석이 우릴 찾겄다

 

장자도에서 잠깐 차를 타면서 얘기했던 펜션 '섬마을 풍경'으로 가보자

 

아름답던데.. 이 나이에 아름다운 것만 찾으면 다냐? 낄낄 거리면서..

 

신나게 페달을 밟는다.  얼씨구나~

 

아~장자교 건너길 몇번째냐 '섬마을 풍경'에 짐을 풀었다. 

 

 

 

 

 

 

 

 

 

 

 

가까운 곳으로 걸어가서 저녁을 먹을까?

 

주인 아줌마 그래도 자전거를 타랜다. 가깝지 않으니

 

착한 우리 말도 잘 듣는다.

 

모퉁이를 돌다가 지는 햇님을 만나느라 자전거를 세웠네

 

기막힌 모습인데 카메라는 섬마을에 두고서 애간장을 끓이면서 바라만 봤다네

 

그토록 그리워하던 풍경을 지워지지 않을 가슴에 담았네

 

 

 

자전거를 타고 씽~ (내리막길은 언제나 신나라~ 올라올 때 생각은 못허구서리~)

 

의리 빼면 남는 것 없는 우리 그래 다시 선유도 맘씨 좋은 횟집 아저씨에게

 

회먹으러 온댔지 가자~ 장자교를 또 건너서 ㅎㅎ

 

아마 장자교가 속으로 그랬을거다  (야들 오늘 뭐하는거여~ 정신 산란허게 ~)

 

 

 

 

 

 

 

 

 

  

 

 

 

선유도 선착장 앞에 횟집으로 들어가 앉으니 자동으로 트롯을 틀어준다

 

싱싱한 회 한접시에 자연산 멍게 향이 낮에 유채향보다 더 좋으네

 

꾸역 꾸역 먹어대니 쌩뚱거리던 음악이 다 내것이라 

 

 

 

밧줄로 꽁꽁 밧줄로 꽁꽁 꼬옹꽁 묶어라 내님이 떠나지 않게~♬  조오타~ 

 

 

 

  

 

 

 

 

 

 

 

 

 

캄캄한 밤에도 바다는 쪽빛이요. 내 마음은 더 진한 쪽빛이라

 

가는길은 지지 않을 꽃길이요. 오던 길보다 더 화사한 봄빛이네

 

 

 

장자교 위에 자전거를 세우고 바라보던 눈물 닮은 푸른 달빛 어찌 잊을꺼나

 

 

 

내가 살아감은 모두가 사랑이라

 

그러니.. 오늘 한 날도 큰 사랑이라

 

 

 

 

 

 2007. 5.  2.    살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