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두 발목들/전라도

선유도 2.

by 이신율리 2007. 5. 5.

선유도 2.

 

 

따뜻한 5월인데도 섬마을 풍경은 춥기만 하여라

보일러를 틀어 제끼니 친구는 덥다고 난리이고 코는 시럽네

그려도 좋더만 섬마을은..

아침에 둘다 코가 꽉 막혀서 애교 만점 맹맹이 소리

뎅그렁~ 뎅그렁~ 어디서 울리는 새벽종 소린가

어릴적 들어보고 첨 듣는 정겨운 소리

새벽 5시네

주님이 부르는 평안한 소리

 

다시 잠깐 눈을 붙이고

친구의 모닝콜 소리 '꼬꼬댁'~  소리에 토종닭이 우는 줄 알고

벼슬 큰 수탉을 한참 찾은 맹~ 한 살구 (내가 몬산다)

 

아침 식사는 어디서 챙길꺼나

'화이트 식당' 이름과는 딴판인 식당에 들어가 백반을 시키니

아줌니 냅따 빨래줄에서 말리던 아구 두마리를 툭채서 식당으로 들어가네

시원한 아구탕을 기대하고..  (흐흠~ 나중에 맛없어 맹탕~) 

 

건너 할매바위가 눈 앞이다

큰 띠를 두르고 서있는 할매바위 (멀리서 보니 할배바위 같더만~)

꼬리 내리는 친구 그냥 눈으로만 바라보자 오늘 일정은 넘 바빠~

 

바위솔이 옹기종기 넘쳐나는 남해안 바닷가를 똑 닮은 곳에서 다닥거리는 굴을 몇개 따먹고선

다시 건너지 않을 장자교를 넘는다. 잘 있어라 나는 간다. 다시 돌아다 봤네

 

                                                                                                                                                                                                     

4시까지 자전거를 열심히 밟아야 될 것 같은 갑자기 다리가 뻐근~

내가 좋아하는 망주봉을 또 돌아야지

어제 만났던 개쉬끼들도 정겹게 만나 인사하구

어제 개친구들 오늘도 개팔자루~ 사진기 들이대니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며 털구 일어서더만~

 

썰물때라 갯벌에는 아줌니 아저씨가 맛조개와 낙지랑 씨름하고

파랑 양동이를 들고 바다엔 관심없는듯 끊임없이 노래를 부르던 정다운 아저씨

자전거를 배우느라 해변에 나뭇가지 하나 꽂아 놓구서

비틀거리며 열심인 나이 큰 아저씨 (지금쯤은 쪼메 타실려나?)

섬마을은 여기 저기 평화의 꽃이 활짝피고

 

어제 민박하려던 '통계마을'로 가자

입구엔 '낭만이 숨쉬는 곳' 이라 써있네

힘솟는데까지 페달을 밟어제끼고

ㅎㅎ 어제 왔으면 민박은 무신~ 발만 부르텄을 것 같은

아침인데도 바지락 캐는 아줌니 벌써 한바가지다

호미로 모래를 긁으면 기양 안녕하세요 하는 바지락

소매 걷어 부치고 싶은 걸 참느라  자전거가 눈 흘기는 바람에~

 

 

 

어디를 가든 이쁘고 평화로운 풍경이다.

 

이제 선유교를 건너서 무녀도를 가보자

볼거리가 많다는데

다리를 건너기 전 골뱅이 한컵 사서 후룩 쩝쩝 (선유도에서 3컵 먹었음)  거리고선 다시 출발~

무녀도!

자전거로 어디나 들이대고

여기서 저길 돌아가면 꼬맹이 해수욕장이 앉아 있고

다시 돌아 나오면 x강아지들이 정신없이 꼬릴치고

이번엔 한번도 만나지 못한 염전을 찾아가자

때가 아닌지 물레방아 닮은 물 끌어 올리는 기계만 덩그러니 쉬고 있네 하얀 소금밭을 연상했더만

길가에 이름모를 풀꽃들은 살랑거리며 도란대느라 정신없고

염전 창고의 문짝은 파랑의 극치라

곁에서 골담초꽃이  매달려 눈웃음치며

피곤한 나그네 마음을 달래주네

 

  

무녀도 초등학교

교장실 교무실 개나리반 진달래반 팻말이 섬보다 더 커다랗게 창문에 기대 섰고

착하게 화단 한쪽엔 이승복 기념비와 책읽는 소녀상이 포말처럼 눈부시네

수업시간인가? 전교생은 몇명이나 될까 궁시렁대며 지나갔는데

오던길에 다시 보니 전교생은 5명이더라

썰렁한 운동장에서 동네 아저씨같은 선생님과 한명씩 작은 운동장을 돌고 있네

함께 구경하며 웃고있는 저 풀꽃은 괭이풀이던가?

 

 

다시 돌아 나와서 바닷가를 달리자

유채꽃이 산들대고 여기저기 뚱뚱한 젓갈통이 널부러져 있고

내가 좋아하는 땅비싸리꽃이 미칠것 같은 분홍빛깔로 유혹하네

길가에 작은 무덤은 싸리꽃을 소복히 이고 있고

할미꽃은 어디로 마실 나가고 땅비싸리꽃이 저리 발그레 수줍은가

  

 

갈매기는 정이 그리운지 가까이 가도 날아오르지 않고

너뱅이섬 닮은 작은 섬들은 꼭 남해안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번뜩 아~ 여기는 전라도지

참 좋구나~ 좋아 이렇게 가슴을 몇번씩 두드리고..

서해바다 선유도가 다시 그리움으로 가슴에 찰싹거리겠네

 

 

엇저녁 횟집 아줌마가 추천하던 곳

바닷가에 사철나무가 아름다운 곳 무녀도에 있댔는데 찾아보자

일하던 아줌니는 '그런곳 없는디' 허고

아저씨는 한참 있다가 너털 웃음으로 '아~ 쩌으기 말허는가 보네 '허믄서 알려 주신다.

별거 아니라는 표정으로 머쓱~~

풀꽃 그득한 곳에 자전거를 세우고 불퉁거리는 해변을 돌아서니

아직은 잎이 덜 피어선지 사철나무의 자태보담 깍여진 돌이 어찌 저리 채곡거리며 쌓아졌을꼬

 

시간이 1시 반 넘어가니 배도 고픈데 여기저기 굴이 다닥 다닥 선유도의 굴은 크기도 하구나

굴깨는 법을 전수받아 후루룩 쩝~ 이궁 이따 반찬없이 밥만 먹음 되겠다  짜구나~~짜

  

 

 

 

 

무녀도에서 만난 야생화 빛깔이 고와서 한참을 바라보았네

이름이 뭘꼬   '무녀화'?  이궁~ 너무 무겁네 '선유화'라 칭하자

 

 

선유도 비빔밥 5,000원

선유도 비빔밥은 어찌 다를까

야채는 오이와 상추가 고추장을 듬뿍 뒤집어 쓰고, 싱싱한 소라가 위에 앉았네

바지락국이 일품이라

 

 

 

자전거로 앞 뒷길 다 누비며 발자국 꾹꾹 찍고

선유교 다리 아래 마지막 매듭을 꽃처럼 지었네

찰싹이는 파도소리와 맛난 거시기로 목을 축이고

향기 가득한 분꽃나무 아래서 다정한 이야기 아롱 다롱~

표정이 행복이라

 

 

바닷가에 어디 해당화만큼 어울리는 꽃이 또 있으랴

넋을 잃고 바라보다 모래 바람에 빠지며 애잔함을 담았네

그리움이란 단어 앞엔 늘 왜 해당화가 앞섰던가

슬픈 빛깔에 향기마저 애�고 

터질 것 같은 선홍빛깔이 가슴을 치는구나

 

 

서천!

마량포구에 들러 다시 젊은 숭어를 만나고

너뱅이섬이 반겨주는 홍원항에도 들렀네



 


 

 

 

2007. 5.  3.        杏花

 

 

 

 

 

 

'연두 발목들 > 전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원농장, 불갑사  (0) 2007.09.20
덕유산 - 철쭉 없다  (0) 2007.06.10
푸른 내장산  (0) 2006.11.04
휴가 이야기- 대둔산  (0) 2006.08.14
대둔산 자락에서  (0) 2006.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