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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전라도

덕유산 - 철쭉 없다

by 이신율리 2007. 6. 10.

 

철쭉없는 덕유산

 

 

곳곳에 버티고 섰는 주목나무 죽어 천년이래지

얜 몸이 좀 부실헌것을 보니 천 삼년 되었나보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푸르름이 지금은 5월을 닮은듯

 

  

병꽃나무가 한창인 덕유산에 눈 부시도록 하얀꽃이 나를 반가이 맞네 

 

 

누워서 바라본 하늘

들이댄 카메라에 햇살이 비친 참나무가 꽃보다 더 이쁘다

 

 

 

덕유산 곤도라 철쭉제

 

소백산 철쭉제를 올 봄엔 꼭 만나고 싶었는데

친구가 알아본 덕유산 철쭉제로 방향을 돌렸네

아랫지방에 아직 철쭉제?  이상하단 생각두하면서...

 

새바람을 맞으며 관광차를 타는 맛은 그만이다.

꼭 가을날 살랑거리는 바람속에 들국화처럼

 

길가엔 눈 내리듯 망초꽃이 세상 만났네

내눈엔 안개꽃보다 더 이뻐 보이고..

서울을 벗어나니 이제 돋아나는 새싹처럼

찰랑거리는 논속에 벼들이 착한 아이들처럼 줄서있고

이맘때 저녁이면 개구리 개굴대던 고향이 그리워라

 

두시간쯤 지나다보니

패키지여행이라 들러야 할 곳이 있다고

금산에 있는 인삼 건강식품 회사에..

나 갑자기 친구를 가자미 눈으로

친구 ' 몰랐어~ 그런 얘기 없었는데'

나 ' 가격이 이렇게 싸면 생각을 해 봤어야지 '

다른이들도 몰랐나보다 궁시렁~  궁시렁~

한시간을 보내고 출발을 하네

 

덕유산 입구 썰렁한 식당에서 까칠한 점심으로

곳곳에 심어놓은 야생화 구경하고 키 큰 토끼풀꽃도 만나고

스키장 곤도라를 타고 정상으로 향했다.

아래 펼쳐진 초여름의 향연이 싱그럽다

붉은 병꽃이 첨엔 철쭉인가?

가만 보니 땅비싸리 같기도 하고

 

15분간 달달 떨고나니 정상이다.

혹 이쁜이 야생화있나?

허리 아픈 걸 참고 철쭉 올해 만나지 못할까봐 나선길인데

철쭉은 무신 철쭉~

머리풀고 헬쭉한 몇송이 철쭉이 기운없이 앉아있고

잉~ 친구를 볶아 묵어야지~~

허리가 아파 정상에 오르자니 이젠 다리가 아파온다

옆에선 온갖 짐을 다 들고 자긴 머심이라고 투덜~

30분쯤 오르니 정상인 '향적봉'에 올라 사진 몇 컷 찍고

드믄 드믄 살아천년 죽어천년이란 주목이 근사한 모습으로 떡허니 버티고 섰네

오래도록 눈길을 줄 수 없을 만큼 바삐 내려와 곤도라에 올랐다.

곤도라에서의 재미가 철쭉보다 훨 맛났다는..

 

덕유산

안타까이 두고 오는 마음이네

짧은 시간에 철쭉을 안지는 못했지만

하얀구름 푸른 하늘에 멋진 주목의 자태에 자꾸만 되돌아 보았네

 

오다가 걸친 강경

고향이 지척인데 강경 젓갈시장에서 30분 엄마와 전화로 깔깔거리고

서운하다며 또 아버지와 몇 마디 나누었네

먹갈치와 굴젓을 싣고서

이젠 고향이 된 서울로 달린다.

 

서울로 내 달리는 길가엔

살풋이 늘어진 밤꽃이 하얗게 웃고 있네

가슴으로 안고온 덕유산

언젠가..

몸과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고운길 다시 만나겠지

 

 

 

 

 

2007.  06. 8       杏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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