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민화 박물관에 다녀와서..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에 자리하고 있는
작지만 야무지게 전시되어 있는 민화 박물관
굽이 굽이 돌아가는 들국화 꽃길이 코스모스보다 더 고운 모습이다.
민화라는 그림은 17~8세기 조선시대에 집중적으로 그려졌다
민화에는 천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해학이나 재치, 깨달음이 있다
민화는 대부분의 그림은 붓으로 그려지지만
그림이나 문양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었다
손가락으로 그리면 지두화
불에 달군 인두로 태우는 낙화(烙畵)
종이를 오려 만드는 절지화(折紙畵), 판화 등
이렇게 그리는 그림은
얼키고 설킨 채로 전승되는 설화성과 상징성이 강한 그림들이다.
조선 민화 박물관
박물관 앞 소나무 분재 받침도 호랑이 그림
우리가 재미나고 친근하게 보아 왔던 까치와 호랑이를 비롯해
양반들의 책자랑인 책가도
불라국의 오구대왕이 일곱 번째 공주를 버린 바리공주도 (우리나라 최초의 무당이라 함)
민화는 작가가 전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
한지에 인두로 지져서 그린 인두화는 희귀한 작품으로 작가 박병수로 전해진다
민화에서 볼 수 있는 상상속의 신령스런 동물과 상서로운 새도 볼거리다
용은 발톱에 따라 민화를 지닌자의 신분이 나타났다고 한다
발톱이 5개 이하는 서민층에서 지녔었고
7개 이상은 궁중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용의 모습은
사슴 뿔, 낙타의 머리, 귀신의 눈, 뱀의목, 이무기 배, 물고기 비늘
매 발톱, 호랑이 발바닥, 소 귀를 가진 용의 모습이 정형화되었다
불을 먹고 산다는 해태
목이 긴 기린이 아닌 아들을 점지한다는 상상속의 동물 기린은
어진 짐승으로 산 풀을 밟지 아니하고 생물을 먹지 않는다 했다
용의 머리, 사슴의 몸에 소의 꼬리 이리의 이마와 말굽, 머리에는 녹각처럼 생겼다
오동나무에 깃들고 죽실을 먹는다는 봉황
조선민화 박물관에서 가장 귀하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한 '구운몽도'
세밀하게 금분으로 화려한 멋을 표현한 작품이 아름다움으로 인상적이다
해외로 유출된 것을 몇년 전 이곳에서 다시 구입해 온 귀한 작품이란다
해마다 민화 축제가 9월 말에 열리면서
현대 민화 공모전도 열린다
한켠에 현대민화 수상작이 전시되어 있다
색감에서 눈 감고도 현대 민화임을 알아 챌수가 있다.
옛 민화가
세월을 말해 주듯 바랜듯 해학적이고 닳고 닳은 모습이 더 친근하다
서민을 닮은 것 같아 좋고
들꽃을 꼭 빼 닮은 것 같아 좋다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민화설명사가 재미에 공부를 더해준다
몇년을 벼르고 다녀왔던 민화박물관
산골 한적한 곳에서
오천년 우리네 백성의 삶이 그림이 되어
숨쉬듯 꿈꾸고 있다.
묻노니 어이하여 청산에 사는가?
말없이 웃지만 마음은 한가롭다
물위에 아득히 복사꽃 흐르는데
인간사 떨쳐버린 여기가 별천지
이백의 시처럼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별천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만수산 드렁칡이 잘도 얼키고 설켜있고
지천으로 들국화는 한들거리네
내려오던 산길을 뒤 돌아보니
꿈꾸던 그리움이 거기 서있네..
2006. 10. 05. 살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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