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랑은 쭈욱 따라 내려오기 마구마구 2탄
손목도 손가락도 아픈데
깎고 또 깎아서 말린 감말랭이
있는 감 다 먹어치우듯 먹었는데
가는 길에 먹으라고 감 다섯 개 또 싸줌
두 개는 오다 퍼먹음
대체 부모님의 사랑은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길 없어라 ♬♪ 꿍짜자꿍짝
저 감 빛깔 좀 보소 우헤우헤우하하 ♪~♪
노래를 불러대면서 먹긴 잘먹어
사과대추 말린 것
대빵 크다
겨울내 간식으로 먹는다
돼지 되기 일보직전에 떨어진다
손 아프게 깐 것도 또 담아주고
서리태 있어?
쫌 있어
얼마나?
시엄니가 준 거
몇 되 갖고왔어?
몇 되는 무신... 한 주먹보다 쫌 많아 뻥~
나는 콩을 좋아한다 ㅋㅋ
엄마도 안다
가을에 캐서 고구마 3박스 갖고 왔는데
다 먹은 줄 알고 우리 엄마 또 준다
나는 또 갖고 온다 (딸, 평생 도둑 맞다)
근데 고구마 몰골이 왜 그런대 승질났나?
그래도 엄청 달다
툭툭 잘라 쪄서 아침밥으로
김치 척척 걸쳐서 아흐~~
가만히 호박곶이를 들여다 본다
사계절이 다 들었네
씨앗자리
연초록자리
맘 비우고 쪼그라진 자리
몇번이고 햇살을 뒤집었을 손끝
여전히 마르고 있는 향기까지
그리고 손 놓은 듯 노랗게 익는 자리까지
아직 더 자라야 한다고
호박이 너무 크기 전에 따야한다고
매일 눈 맞추면서
그랬을 엄마
줄에 걸린 시래기 다 걷어옴
이젠 귀찮아서 시래기 해먹기 싫다고 다 걷어 가라고
딸 더 많이 주고 싶어선가?
잠깐 헷갈렸지만, 다 걷어 왔다
그렇다고 다 걷어와?
가져가라 했어요. 왜 나만 갖고 그래요 ~~
텃밭은 아직 겨울 오기 전
푸른배추아가씨, 상추애기씨
몽땅 뜯어옴
내년에 보자~~~ 뭘봐!!
청국장 팬이다 나는
엄마는 하나밖에 없는 딸 올 때 맞춰 청국장 띄우기
날로 그냥 먹으려고 빻지 않고 갖고 오기
얼굴에 거미줄치면서 낼름낼름
열심히 닭도리탕을 만들고 있는 올케와 보조 엄마 ㅋㅋ
먹을 것 잔뜩한데 닭도리탕 하면서 무신 닭발까지 해준다고
뒤집고 조리느라 부산하다
사진 찍는댔더니 엄마 통깨통 찾아 뿌리고 난리임
음, 나는 엄마를 닮은 게 분명해 ㅋㅋ
울엄마 갓김치 솜씨는
여수 돌산에서 전수해 가야한다
보리쌀로 뭔 죽을 쑤어서 어떻게 만든다 했는데
엄청 맛있는 보약 곱하기 겨울 더하기 이팔청춘
파김치와 딸랑무김치 이렇게나 맛있을 수가 캑캑
무거워 죽겠는데 소금까지 준다고
간수 몇 년을 빼서 엄청 보슬보슬하다고
내가 언제 소금타령을 하긴 했나보다
우리 지역에선 잔치 때면 빠지지 않는 홍어회
사위만 오면 엄마는 읍내 나가
봄이면 우여를 사와 우여회를
여름가을겨울엔 홍어를 사와 홍어회를
남편 장가 한 번 잘왔다
사흘을 먹이고 먹이고
가다가 또 먹으라고 김밥 4줄을 싼다
'맛있네 엄마 담에 또 싸줘'
어렸을 적 내가 얼마나 까탈스러웠는지
'너도 시집가면 꼭 너 같은 딸 낳아서 키워봐' 했는데
올 레~~~~!!
나는 아들만 둘임. 푸하하
누리야 잘있어
밥 잘먹고
밥그릇 다 비웠네
사진 찍는다고 감나무로 숨기
다 보이네~~
차에 오르면 가는 딸 쳐다보면서
속으로 언제 또 보나 하겠지 아버지 엄마
아버지는 계속 어여가~ 하시고
엄마는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고
서로의 눈가는 젖어오고
폰을 눌러대면
또 찍네 하면서 엄마는 감나무 옆으로 달아나기
그렇다고 못 찍을 살구가 아니지
잘 먹겠습니다 꾸벅 ~~
아버지 엄마 새해에도 만수무강입니다.
2019년 12월 20일
'나비야, 나야 > 모란과 작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오는 아침 (0) | 2020.01.15 |
---|---|
블로그 벗님을 만나다 (0) | 2019.12.26 |
어머니 우리 어머니 (0) | 2019.12.13 |
포지션 송년회 (0) | 2019.12.13 |
생일 (0) | 2019.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