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로 시작하는 하루
개나리보다 빨리 달려오는 영춘화(迎春花)
마주 앉아 소근거려도 좋겠고
키우던 방울새
나를 데리고 어디로든 갔었지
백로 앞에서
들여다보기조차 미안했던 오월
첫눈 내리고 나서도 꼬박
친구 풍로초
그리다 만 날들은 여전히
제목 없는 시처럼
내게로 오고
내 오늘
한강 노을빛에 걸어둔다.
나와 마주하는 시간은
짧아도 꽃차례만큼 길다.
2020년 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