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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모란과 작약

우리 민요, 좋아하세요?

by 이신율리 2020. 3. 14.

 

 

 

 

 

 

우리 민요

 

 

우리 것이면서 우리는 모른다.

알려고도,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경기민요를 전공했으면서

블로그를 만 15년이나 했으면서

이곳에 우리 소리에 대한 글을 한 번도 적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한 번은 적어보고 싶다.

노래까지 다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민요

 

민요는 통속민요와 토속민요로 나뉜다.

 

통속민요 - 전문 소리군이 부르는 소리

토속민요 - 국한된 지역에서 주민들이 부르는 소리 < 부여 산유화가, 정선아라리, 상주 모심기 등>

 

지역마다 사투리가 있듯이 지역별로 민요도 다르다.

경기민요, 남도민요, 서도민요, 동부민요, 제주민요로 나뉜다.

대학에서 전공도 경기민요, 판소리, 서도민요 이렇게 다르다.

 

 

경기민요

 

서울 경기 충청도 일부에서 부르는 민요

흔히 우리가 아는 민요 대부분이 경기민요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특징 - 경쾌하고 서정적이다. 흥겨워서 잔치집에서 많이 부르기도 한다.

노랫가락, 창부타령, 태평가, 청춘가, 노들강변, 도라지타령 등, 가장 많은 민요가 있다.

 

 

남도민요

 

전라도와 충청도 일부에서 부르는 민요

 

특징 - 목을 눌러서 극적인 발성을 쓴다. 판소리를 하는 소리군이 주로 부른다.

육자배기, 흥타령, 농부가, 남한산성, 성주풀이, 진도아리랑 등

 

 

서도민요

 

황해도와 평안도에서 부르는 민요

 

특징 - 목을 떨어내는 발성

수심가, 산염불, 몽금포 타령, 긴아리, 해주아리랑, 난봉가 등

 

 

동부민요

 

지도상의 오른쪽에 속하는 함경도, 강원도, 경상도 지역에서 부르는 민요

 

특징 - 함경도와 강원도 민요는 애절한 맛이 든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오백 년'처럼

경상도는 주로 세마치장단의 빠른 장단으로 힘이 있다. 경상도 사내처럼

  

함경도 - 신고산 타령, 궁초댕기

강원도 - 강원도 아리랑, 한 오백 년, 정선 아리랑

경상도 - 뱃노래, 울산아가씨, 옹헤야

 

 

제주민요

너영나영, 오돌또기, 멸치 후리는 소리 등, 어업요가 많이 있다.

 

동부민요, 제주민요는 경기민요 소리군이 같이 부른다.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민요가 지역별로 나눠져 있는 것은

우리 민족의 대단한 창의성이라고 본다.

 

흔히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민요 중에서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민요는 거의 아일랜드 민요다.

민요가 많았던 아일랜드만큼, 우리나라에도 민요가 많다.

아기를 재울 때도, 사람이 죽어 상여가 나갈 때도, 모를 심고 김을 맬 때도 언제나 노래와 함께였다.  

 

고대 고구려의 동맹(東盟), 부여의 영고(迎鼓), (濊)의 무천(舞天)에서 볼 수 있는 추수감사제에서

우리 민족은 사흘 밤낮을 즐겼던 흥이 많은 민족이다.

노래에 관한 한 타민족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말은 중국 문헌에도 나와있을 정도다.

 

서양음악과 다르게 우리 민요는 가사가 많다.

그것은 구전심수(口傳心授)로 전해져 온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도 악보 없이 가사로만 전해지는 판소리나 민요가 그렇다.

정선아라리는 오래전에도 가사가 700수를 넘는다고 했다. 지금은 1000수가 넘을지도 모른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건너오는 노래들이다.

 

 

 

 

 

 

일상이 모두 노래가 되는 민족이다.

소리 할 때마다 나는 여전히 신기하고 신명이 나서 

내가 살아있는 것 같다고 

내 자리에서 내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눈 펄펄 날릴 때의 '이별가'나

산중에서 부르는 '금강산 타령'은 좋아하는 내 풍경이다. 

나는 오늘도 옛 소리에 오늘을 심는다.

 

 

2020년 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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