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엄마 못된 딸
엄마가 시골에서 올라와 수원 기도원에 3박 4일 계신단다
올라오시면서 엄마 위해 기도해 달라고..
엥~ 나 솔직히 한번밖에 기도 못했다.
난 어려서부터 까탈이 심했다
머리를 잘라놔도 이러니 저러니
읍내 나가 옷을 사줘도 엄마 신경을 다 건드렸다
어느날
시집가서 꼭 너 같은 딸 나 봐야 엄마 심정을 안댄다
그런데 나 아들만 둘인데 누굴 닮았는지 (나 닮았을껄~ ㅋㅋ~)
속 한번 안 썩히고 무지 착허다 할렐루야~~
지난번 장마 때 느닷없이 전화해서
‘엄마 청국장 가루 다 떨어졌어 나 매일 먹어야 되는데’
옆에서 냄편 눈 흘기느라 눈동자가 다 허였네~
그렇게 장대비가 쏟아지는데 어찌 청국장을 띄워 가루를 내나
그런데 일주일 후에 택배로 보내셨다 갖은 공을 다 들여서..
엄마 검정콩이 좋대 웅~ 검정깨가 좋대
그러면 그 다음 해엔 난 줄기차게 먹는다
딸이 하나라고
어려서부터 시골인데도 엄만 재봉솜씨가 뛰어 나셔서
노랑색 원피스 레이스 보글 보글 달리게 만들어 입히시고
곰돌이 강쥐 그림 다닥거리는 잠옷도 만들어 주시고
6학년때 졸업여행 사진보면 다른 애들 고무신에 세타 입었는데
나만 원피스 블라우스에 구두를 신었다
그렇다고 집이 엄청 부자도 아니었는데..
친구들 말이 요즘 같으면 넌 왕따깜이야 허구 질러댄다.
그런데 난 왜 아직까지 철들지 못하는 것일까? ( 논문감이다~)
난 그래서 솔직히 딸 있었음 생각 한번도 해 본적이 없다
세상에 나같은 딸 있어 어디다 쓰노? (오늘 살구 다 뽀롱난다~)
엄마 오늘 집으로 내려 가시는 날인데
깜짝 놀라 전화해보니 통화가 안되네
몇일 쉬시다 가라고 할랬는데...
엄마 이 딸이 엄마 많이 사랑해요
눈물이 그렁 그렁~~
2006. 08 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