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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경상도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찾아서

by 이신율리 2006. 10. 29.

 

가을의 향기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찾아서

 

  

 

 

                     

부석사 전경

 

 

소백산 줄기에 포근히 안겨 가을을 이쁘게 빚어내는 부석사를 찾았다.

경북 영주시 부석면에 자리하고 있는 부석사

신라 의상대사가 왕명으로 창건한 부석사는

우리나라 건축가들의 1순위로 꼽는 아름다운 건축물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로 나이가 많은 절로 이름이 나 있다

 

언제부터였나..

부석사에 발걸음을 하고 싶었던 때가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의 은행나무 단풍길이 얼마나 멋지다고

올핸 내가 그 주인공이 되어 보리라 다짐하며 맘 단단히 먹었건만

천년고찰을 바라보고 섰는 이곳 은행나무에도 가뭄은 견디지 못했는지

드믄거리는 머리숱처럼 내마음에 노랑빛 리본은 매주지 못했다. 

 

  

 

 

통일 신라시대에 건축된 석조유물인 보물 제 255호 당간지주

절에서 의식이 있을때 불, 보살의 공덕을 기리거나 마귀를 물리칠 목적으로 세웠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당간지주 3곳 중 하나로 꼽는다.

 

 

 

 

 

 

 

가을을 시작하는 감나무 가지 사이로

잘 짜여진 부석사의 모습이 빼곡히 차있다

 

 

 

 

 

고요한 산사

까치밥으로 덜렁 남겨 놓은 감 넘어로

보이는 석탑이 벌써 겨울을 기다리는 건 아닌지..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 아래 앉아서

가을 닮은 미소를 보냅니다

행복이 곱게 오는 소리 들립니다

 

 

 

  

 

 

병아리들이 유적지로 소풍을 나왔다

석불앞에 자유로운 어린이들의 표정이

아직 물들지 않은 은행잎보다 더 노랗게 수 놓았네

 

 

 

 

 

 

 

 

 

대바람 소리 들리나요?

신우대가 자잘히 둘러있는 넘어로

부석사의 전경 한귀퉁이가 내 안에 들어 왔네요

아담한 석탑이 더없이 가을을 포근하게 해줍니다

 

 

 

 

국보 제19호 조사당

부석사 제2의 목조 건물로 고려시대 건축 

철망으로 가둬 놓은 선비화는

의상대사가 꽂은 지팡이가 자란것이란 전설로 골담초이다.

 

 

 

 

 

 

 

3층석탑이 좋아요

저리 나이 들어 가믄 좋겠네 하면서

가을을 곱게 안아본 날

 

 

  

 

 

 

 

 

 

소수서원

 

 

소수란 '이미 무너진 교육을 닦게 하였다'란 뜻으로 학문 부흥의 의지를 보여준다

사적 제 55호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사액이라 함은 나라로부터 책 토지 노비를 하사받아

면세, 면역의 특권을 가진 서원을 말한다.

현재 당간지주와 여러 채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 중종 36년(1541)에 풍기 군수 주세붕이안향(호 회헌) 선생을 제사하기 위해 사당을 세웠다가2년 후에 유생들을 교육하면서 백운동서원이라 하였다그후 이황이 명종의 소수서원이란 현판을 하사받아 우리나라 최초의 공인된 고등교육기관이 되었다

 

소수서원은 조선시대 후기에 대원군이 서원을 철폐할 때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의 하나이며, 지금도 매년 봄·가을에 제사를 지낸다.

 

 

 

 

곧게 뻗어 선비의 기상을 지닌

학자송이 담장을 넘었다

가을 햇살이 담벼락에 정겹게 그림을 그린다


 

 

 

 

 

새봄 연녹빛처럼 흐르는 물결 넘어로 정자가 보이네

맞은편으론 멋스럽게 뻗어 치솟는 소나무 학자송의 정기가 넘치고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이렇게 시조 한가락 뽑고 싶었건만..

눈 내릴 때 꽃 필 때 다시 찾으면 꼭 그리하리라

 

 

 

 

 

 

 

 

소수서원의 처마 밑으로 가을햇살이 곱게 넘친다

가을을 이렇게 비스듬히 한가롭게 내 마음에 가둬놓고 싶으네

 

얼마나 기다렸던가

부석사와 소수서원의 여행길이 참 행복이었네

고운 이곳 저곳에서 사과향기 멀미가 끝이 없고

산사에선 옛 향에 취한 하루였다.

 

처음 부석사를 만난 모습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단정하게 여유롭게 꽉 찬 아름다운 모습에 가슴이 일렁이네

보고 또 다시 보아도 미소처럼 다정하네 

사과꽃 피는 봄날에 꽃멀미로 다시 찾아 가련다.

 

 

 

 

 

 

 

 

2006.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