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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경상도

남해안 여행기1. 통영

by 이신율리 2006. 12. 10.

 남해안 여행기1.

 

남해 중심의 도시 통영

 

아침 8시에 출발

3박 4일의 여행 시작이다.

길가에 설핏 내린 눈이 꼭 서리꽃을 닮았다.

그 모습이 어찌나 눈이 부시던지..

감탄사는 통영에서 많이 많이 쓰려구 참느라 어지간히도 힘들었네

 

자동차는 어느덧 중부를 지나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를 내 달린다.

아침은 휴계소에서 어묵으로 간단히 후루룩~

통영 가까이 오니 바다가 둥둥 떠 있는 섬들이 비집고 들어 온다

으악!! 친구와 바다를 만난 첫 인사이다

4시간 10분만에 통영에 도착

 

드믄거리는 길거리 키 작은 야자수의 이국적인 낭만과

동백나무가 사랑스러운 모습이네

중앙시장을 물어 물어 입구에 들어서니

바로 앞이 경구안항 포구란다.

바다내음이 역할 정도로 찐하다

경상도 사투리가 철썩이는 잔잔한 파도소리와 함께

시끌허게 잘도 어울리는 소박한 포구이다.

  

 

 

점심은 충무 김밥

며느리가 대를 잇는다는 통영에서 젤루 유명한 '뚱보 할매 김밥'집을 찾았다.

김으로 말아 놓은 것이야 어디든 비슷하겠지만

무우와 오징어 김치(?) 는 시원한 것이

그냥.. 충무에 왔으니 한번은 먹어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나서니 이순신 장군이 탔던 거북선인가?

커다란 거북선이 눈앞에 우뚝 떠있네

 

중앙시장

여행을 떠나기 전 인터넷으로 조사한 곳

횟감이 그리 저렴하다고 입소문이..

아줌마들 철퍽허니 앉아 바다 바람소리처럼 쉰소리로 손님을 부르고

바닷물을 우르륵 연신 갈아대며 도다리 줄돔 머리 팍팍 내리치면서ㅎㅎ

오징어는 답답하다고 자꾸만 길바닥으로 나자빠져 뒹굴고 ..

 

자연산 도다리 멋진놈과

줄돔 싱싱하고 이쁘장한 놈을 이만원에 흥정하고

자연산은 배가 하얗고, 양식은 배에 때가 끼었다는 친구의 말..맞나요? ㅋ 

전복이 넘 싸서 (서울 생각) 만원어치 여섯마리 회를 뜨고

준비해 간 아이스 박스에 얼음 오백원어치 채우고

하하~ 횟감보다 초고추장이 더 비싸드만요 아주 작은 것이 오천원

바리 바리 싸 가지고 눈 앞에 보이는 남망산 공원으로 향하는 발길이

음~ 바닷내음이 이젠 역하지도 않으네

비릿한것이 아주 조금 통영 사람처럼 호흡을 한다.

  

 

 

남망산 공원

 

키작은 야자수와 동백꽃길인 공원에 오르니

통영 시민 예술회관이 바다를 사모하며 아름답게 서 있다.

이제 피기 시작한 동백이 수줍게 인사를 하네

벌써 슬픈채로 떨어진 꽃송이도.. 슬프네 많이 슬프네 

통채로 떨어져 꽃 중 서열 1위란 동백을 이렇게 따뜻한 곳에서 처음 만났다.

조각공원엔 여기 저기 조각품들이 통영을 닮은 빛처럼 따스한 햇살 아래 곱게 웃고

늦게 진 은행나무 아래 한쌍의 까치가 한가롭게 초겨울 속을 거닐고 있다.

 

 

 

 

 

해저터널

 

관광지도를 따라서 해저터널로 가자

주차장 아저씨께' 해저터널 어디로 가나요? 몇분이나 걸리나요?'

아저씨 '주차비 천원만 내고 갔다와 15분이면 갔다오니께~'

아~ 해저터널 하면 벽쪽으로나 천정으로 물고기가 넘실대겠지

운 좋으면 상어나 고래도 보고 음~ 63빌딩 수족관 만큼은 아니래도.. 비슷허게..

이러믄서 기대를 잔뜩하고 들어갔는데..

우잉~ 가도 가도 그냥 시멘트 통로에다 통바람이 으휴~ 춥긴 왜케 추운지

동네 아저씨들 자전거로 씽씽거리믄서 .. 그냥 동네 길 ㅎㅎ

친구랑 노래 '배 띄워라'를 소리치니 울림이 장난이 아니네 ㅋㅋ

근사한 노래방 같은..

입장료까지 받았으면 한바탕 쌈박질하구 싶었다는 ㅎㅎ

 

                                         

                                        해저 터널

  

 

 용화사

 

미륵산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절

신라시대 때 지어졌다고 하나 조선 인종때 불에 타 소멸되고

그 뒤에 다시 지었으나 여러번의 화재로 실제로 오래된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이름 난 절터는 소문보다 아주 작았고 대웅전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절에 들어가는 초입에는 아직 가을 단풍이 시름 시름 앓고 있다

단풍나무는 아직도 비우는 연습중인가?

오르는 옆으로 호수가 초겨울처럼 한가로웠고

작은 산길엔 정겨운 이야기 나누고도 남을 만큼 오솔길이 다정했다

그 길로 이쁜 아이 둘이서 소근거리며 산사에 오르고 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 걸까?

 

 

 연명항

 

달아공원에 일몰 보러 가는 길이다.

아주 작은 포구이네

 

 

 

 

포구처럼 작은 배가 지는 해와 때를 맞춰 엄마품으로 기웃대며 돌아오고

오늘은 일몰을 보여줄 것처럼 햇님은 통영 첫걸음에 저렇게 웃어주네

   

 

 달아공원

 

통영 4경 중 하나인 달아공원 '달 구경 하기 좋은 곳' 이란 뜻을 가졌단다.

가는 길은 산양 일주로로 동백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해안가를 가슴에 담을 수 있는 다도해의 절경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이다.

일몰로 유명하여 5시에 달아공원에 오르니 관해정이란 정자가 나를 맞는다.

세상에~

햇님은 연한 붉은빛조차 모두 다 감추고 있다

무심해라 무심하여라

야속하게 보이는 바다 위로 이름을 갖지 못한 작은 섬과

합하면 열개도 넘는 섬이 그림처럼 떠있다.

  

 

관해정

 

청정해역을 스치는 바람도 싱그럽지만

낙조나 달밤의 은파를 보면 더욱 장관이다

먼데 경치도 모으고 우로도 피하고자 여기 정자 하나를 세운다는..

 

 

 달아공원에서 바라 본 한려수도에 떠 있는 작은 섬들

  

 

 

한려수도에 밀려오는 어둠 뒤에

그냥 철푸덕 앉아서 중앙시장의 싱싱함을 맛보았네

이곳의 일몰이 아니면 또 어떠리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뜨는 걸..

 

바다내음이 코끝에서 내년 봄바람처럼 간지럽히고

나는 커트라인에 걸렸다고 끝없이 웃어댔고

처음 찾은 따뜻한 남쪽의 여행 첫날

 

 

 

2006. 12. 6         杏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