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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율리192

안개 안개를 쫓아 갔다 달려가면 사라지고 사라질까봐 달려가고 옥수수는 다 따고 이제 참나리만 남았다. 2023년 칠월 회촌 2023. 7. 23.
해파리가 나를 부를 때 - 이신율리 해파리가 나를 부를 때 온몸이 바다인 해파리를 생각해요 헤엄치는 것은 받아쓰기만큼 어려워서 당황하는 양치식 물을 좋아하죠 발끝이 북향을 향해 둥둥 떠내려가는 여름이었어요 소나기가 그친 후 깊은 곳을 찾은 건 우리의 선택이었죠 헤엄치는 걸 잊은 물고기처럼 동생이 먼저 수렁으로 쑤욱 들어갔어요 내가 등을 밀었을 수도 있어요 나는 갈비뼈까지 겁이 많았으니까 물 위로 세 번 솟구칠 때 안녕이라고 말했던 것 같아요 가라앉는 눈빛은 가라앉을 때까지 소중하죠 몇 개의 손이 자라나 손을 흔들뻔했어요 나는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파닥거렸는 데 세상은 쥐 죽은 듯 고요 했죠 동생 손을 잡고 사라지지 않은 내가 침착했다는 소문은 쐐 기풀처럼 돋아나 빠르게 자라고 엉켜 단물만 들이켰어요 물고기가 목에 걸린 것 같아요 비가 와.. 2023. 7. 13.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암굴 괴석 라오디케이아 파묵칼레 (목화성)열기구 지중해 최고의 휴양 도시 안탈리아 케밥 보스포루스 강 - 돌마바흐체 궁전 가는 길 에페소 '니케 여신상' 승리의 여신 세계 3대 도서관 중 하나였던 에페소 셀수스 도서관 히에라폴리스 원형 극장 이 성당은 성 소피아 성당도 아니고 이름을 잊었네 이스탄불 '블루 모스크' 이스탄불 야시장 가는 길 튀르키예의 명동 이스티클랄 거리 소금 호수로 달려가는 중 7박 9일의 투르기예 여행을 마치다. 더웠고 행복했다. 다시 가고 싶은 나라가 바뀌었다. 2023년 6월 17일 ~ 6월 25일 2023. 6. 27.
애착 인형 손가락도 아프면서 딸에게 애착인형이라고 떠 주셨다 안으면 꼭 엄마를 안는 것 같아서 ... 딸이 가는데 엄마는 하염없이 바라보고 섰고 하나 있는 딸 별나게 키워주신 엄마! 이제야 부모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은 ... 그래도 이번엔 탑정호 출렁다리도 가고 아버지의 바깥 여행은 몇 번이나 더 있을까? 23년 5월 20일 2023. 5. 23.
성주산 자연휴양림 휴양림 들어오는 길에 하나로 마트에서 프리지어 한 다발 사서 커피병에 꽂고 아직 푸르기 전이지만 보이는 산이 좋다 무슨 일인가! 교과서에 보았던 시들이 새겨진 시비가 이런 산속에 엄청 많았다 산길을 걸으면서 ... 이육사의 "청포도" 시비가 가장 멋지고 단정하게 서 있다 산속에 샛노란 모란교 보령엔 모란 세 개가 있다고 좋은 의미 이곳 어딘가에 모란이 있다네 보령은 예로부터 오석(烏錫)이 유명해서 저 시비들은 천년 넘어서까지 당당하게 서 있을 거라고 성주사지 옛 절 터만 남아있는 곳엔 된서리를 맞았는지 목련이 녹슬어 있고 석불은 세월을 보여주고 5일 동안 있는 사이 해저터널을 지나 안면도 자연 휴양림 해송 숲에서 노닐다가 "충청 수영성" 들어가는 입구 멋지기도 하다 동백도 피고 오천항 수영성에서 내려다 .. 2023. 4. 20.
2월 4일 오전 5시 51분* 외 6편 - 이신율리 (아르코 창작 기금 발표 지원 선정작) 2월 4일 오전 5시 51분* ​ ​ 듣기 평가 중 ​ 왼쪽 귀를 향해 사라지거나 멀리 있는 귀를 향해 소리가 소리를 지나치는 ​ 미칠 수 없어 차분해지는 계절 을 빌리고 싶다 ​ 악센트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환절기는 싸락눈을 몰고 왔다 ​ 포플러 이파리가 발등을 쓸고 갔다 ​ 후드티를 입고 새 학기 마스크를 썼다 주머니에 현기증 나는 단어들을 찔러 넣고 나비는 아직 출발하지 않았다 ​ 앞뒤 없이 듣기 평가는 계속되었다 ​ 일상을 일생으로 듣자 스피커에선 비발디의 여름이 출렁 ​ 마우스를 클릭했다 쉬는 시간엔 귀가 열리는 까닭을 모르고 이월과 이월 사이에서 벨이 울렸다 ​ 검색창에 평형이라고 쓰자 기억술과 초록 혈관이 떴다 이 조합은 무엇일까 ​ 사라진 왼쪽이 궁금했다 쉬지 않고 쉬는 시간은 끝이 났다 .. 2023.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