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나야/살구375 오일장 시어머니 어머님은 영월 오일 장에서 장사를 하신다 새해 여든 여덟 우리 어머니 이 날은 상추와 냉이를 파셨고 무 말랭이와 고사리를 파셨고 동강물은 흘러가고 흘러갔고 살림은 별로 깔끔하지 않으시지만 장에 내다 팔 것은 엄청 다듬으시지, 안 그러면 안 팔린다고 어머니 몰래 찍었다. 손끝까지 죄송스러웠지만 이 모습도 기억하고 싶어 메고 오신 가방을 깔고 앉아 중국산 옥수수를 드시고 나는 푸성귀가 팔릴 동안 괜히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2022년 1월 10일 2022. 1. 10. 그림 몸통 없이도 사람이 될 수 있는 그림 아이처럼 그리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는 피카소 아이가 그린 이 그림은 뭘 그린 걸까요? 2022년 1월 8일 2022. 1. 8. 보내온 풍경 여든이 훌쩍 넘은 엄마는 유튜브를 보면서 무슨 요리를 하고 있을까 엄마가 키우는 꽃 앞에서 아버지는 어떤 책을 읽고 계신지 어릴적엔 방죽이 엄청 컸었지 가끔 사람도 빠져 죽고 아래쪽에선 이불 빨래들도 했었지 지금은 강아지풀 놀이터가 되었네 누구네 집일까 가만 생각한다 뒤로 둥 달도 떠오르고 평화가 다 여기 모였네 건너마을 풍경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내가 태어나 자랐구나 마당 입구에 복숭아 나무 올핸 황도가 많이 열렸다고 달았다고 그렇지, 가을엔 코스모스가 최고지 '고모 시골 풍경이예요' 조카가 보내온 선물 21년 9월 23일 2021. 9. 23. 고향 집 구월 엄마와 올케가 밭을 갈고 김장 배추를 심는가 보다 시골의 아침은 늘 안개속이야 늘 바라보고 자라던 집 앞 풍경 2021년 9월 10일 2021. 9. 19.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처음 듣는 나라를 얘기할 때면 괜히 신이 난다 마치 반은 그 나라에 걸쳐 놓은 듯 에스토니아 수도는 탈린이며 본토와 발트 해의 800여 개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1918년까지 독립국이었던 에스토니아는 1940년 소련에 합병되었다가 1991년 독립을 되찾았다. 북쪽으로 핀란드 만, 동쪽으로 러시아 연방, 남쪽으로 라트비아, 서쪽으로 발트 해와 접해 있다. 에스토니아와 우리나라가 수교를 맺은 지 올해로 30주년 작은 아들이 기념 공연을 떠났다 코로나 예방 접종을 2차까지 마쳤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 원래는 러시아 공연까지 함께였는데 그쪽은 확진자가 많다고 정부에서 취소를 했단다 대사관에서 주관해서 가는 공연은 편하다고 일반인들 가지 않는 곳까지 가보니 좋을 때도 있단다 언젠가는 수단을 다녀와서 .. 2021. 8. 30. 참깨밭 나이가 몇인데 일을 이렇게 하시냐구요 참깨가 여물기 시작하면 잎이 시들어 떨어지지 않는다고 뭔 이파리를 이렇게 초전박살 내시고, 참깨는 션하겠지만 어깨 아프다는 소리도 헛소리여 기운 없단 소리도 괜한 소리여 그눔의 깔끔은 늙지도 않어 참깨 농사는 잘됐구만 오늘 뭐했냐고 했더니 엄마가 21년 8월 14일 2021. 8. 14. 이전 1 2 3 4 5 6 7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