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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주작산 - 먹거리 쉬엄쉬엄 집에서 출발 7시간 지나다보니 유행가 가사에서나 듣던 월출산 신령님은 어드뫼 계신가 7시간 반만에 주작산 도착 이곳에서 열흘을 살거예요 터가 좋네 연녹색 집을 지어놓고 장흥 토요시장에 왔네 장흥삼합 가리비, 한우, 표고 묵은지 대신 아스파라가스를 얹고 만가닥버섯을 때려넣고 라면을 먹네 팔뚝만한 갈치 한 마리 사서 굽고 캠핑와서 육회가 다 뭐람 .. 별걸 다함 휴양림 산풀 속에선 머위가 자라서 콜레스테롤 걱정 말고 꽃게를 먹세 갑오징어 네마리 찜을 해서 먹세 왜케나 귀엽나 병영 돼지 숯불갈비가 유명하대서 먹었는데 이건 꼭 먹어봐야돼지 해남 대흥사에 갔다가 연잎꿀빵에 대추차 봄동 겉절이까지 강진 한정식에선 회, 전복구이보다 더 맛있었던 열무 물김치 한 그릇 더 주세요~ 강진 한정식은 어느 집이고 다.. 2021. 6. 8.
토마토 모자 - 이신율리《다층》2020년 겨울호 토마토 모자 - 이신율리 토마토가 달린다 짭짤이 토마토가 달린다 빨강은 멈추지 않 고 졸음 쉼터를 지나친다 시속 110km가 고속도로를 쫓아온다 추월하는 울트라 토마토, 주차장은 불어 터진 스파게티 같아 화 장실은 멀고 호두과자 줄은 너무 길어 출렁거리는 휴게소에서 하모니카를 분다 화분 속에서 토마토 가 익는 사이 낮달 속으로 귀가 사라진다 토마토 모자를 벗는다 노래할 때마다 하모니카를 불어주던 외삼촌은 어디 있을까 늘 어진 테이프에서 트로트를 걸치고 사라졌던 외삼촌이 나올 것 같아 반달을 부른다 모자를 쓴다 잘 익은 토마토 모자를 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토마토 냄새를 알아가는 거라고, 하모니카 소리 가 강물을 타고 들려왔다 강물로 박자를 맞추던 외삼촌이 하모니카를 불면서 모자에서 흘러 나왔다 짭짤이 .. 2021. 5. 16.
소사 동산 한 해도 잘 살아주었습니다. 2020년 11월 27일 2021. 5. 3.
결혼기념일과 철쭉 나비 나비 느닷없이 국립 수목원 점심으로 떡, 간식, 쓸데없이 과자 느닷없음은 부실을 불러온다 명자처럼 핀 명자꽃 저 붉은 입술 라일락을 누군가는 귀신처럼 핀다고도 했지만 살결 고운 미스김 복주머니란 또는 개불알꽃 그 옛날엔 산에 가면 천지 피었던 꽃이라는데 이젠 귀한 꽃 국립 수목원 광릉내에서만 볼 수 있는 천연기념물 '광릉 요강꽃' 철쭉 필 때 핀다 우와~ 철쭉 철쭉 여기 또 철쭉 철쭉 결혼기념일과 철쭉 화들짝 핀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왠지 진달래가 지고 나면 철쭉이라도 피어야 결혼 기념일이 올 것 같아서 다행히 철쭉은 어디서나 피지만, 어디나 피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새 잎 나는 소리로 노래하는 새가 있을 것 같은 국립 수목원엘 간다 다른 꽃은 몰라도 오늘 철쭉은 피니까 오랜전 아, 오래전이다.. 2021. 4. 30.
희리산 휴양림 야옹아~ 불렀더니 나비처럼 와서 앉네요 꽃잎 휘날리는 벚나무 아래 캠핑은 날아갔어요 100 년만에 봄이 빨리 와서... 벚꽃 꼬투리만 남았습니다. 나는 보라색만큼 삐졌습니다. 야영장은 텅 비었습니다 나는 채워지네요 산속은 금세 밤이 옵니다 6박 7일 긴 캠핑은 처음입니다 군고구마를 먹으면서 청소년 소설을 읽는데 숲 속에서 부엉~ 소리가 나면 쉰 목소리 노루가 추임새를 넣는 그런 밤이었습니다. 수산물 시장에서 홍어를 샀어요 홍어가 제철이네요 반에 반은 홍어탕, 홍어회 반은 이렇게 말렸습니다 송석항에도 갔어요 포구인가 했더니 물고기는 안 보이고 갯벌이랑 눈만 맞췄습니다 출렁이는 바다도 좋지만 말없는 갯벌이 더 좋을 때도 있습니다 오는 길에 냉이꽃, 광대나물 꽃밭에서 놀았습니다 이런 천국이 있나 실컷 놀다 집.. 2021. 4. 20.
사다리꼴 삼각형 - 이신율리《다층》2020년 겨울호 사다리꼴 삼각형 - 이신율리 날아올랐는데 컵이었냐고 묻습니다 눈 속에서 자몽주스가 깨졌습니다 몇 군데로 분산되었습니까 낙하를 꿈꾸다 뾰족한 것들은 나이를 숨깁니다 컵 받침 아래 감춘 스커트가 날립니까 쓸데없는 부분에서 감정이 터집니다 날아오르는 것에 X표를 칩니다 셔틀콕이 토요일 오후까지 날아갑니다 뒤로 걷기 시작입니다 해당화를 이마에 붙이고 수리수리 연애 심리 테스트라도 받아보겠습니까 충분한 높이에 테이핑을 해주세요 깨진 컵과 똑같은 컵을 찾아다니는 것도 수리입니다 날아오르는 기분에 관심 있습니다 귓속에서 소리가 날아오릅니다 몇 개의 귀입니까 붉은 스티커가 조용해집니다 고양이가 돌아보는 곳까지 저녁입니다 굴러가는 소리까지 고양이입니다 일기장에 깨진 컵이 도착합니다 밤의 중간입니다 컵에 맺혀있던 햇빛 조.. 2021. 4. 11.
봄 한 페이지 넘겨요 앵도꽃이 피고 오얏꽃도 피어서 해가 져도 봄이에요 그대와 나도 봄인거죠 2021년 4월 2일 홍유릉 2021. 4. 2.
고향의 봄 목련 너머 달이 뜨고 내가 뜨네요 가을을 지나 튤립이 피면 나도 피겠죠 목련꽃 그늘 아래 편지를 읽던 그 시절은 어디 가 있을까요. 2021년 3월 27일 2021. 3. 28.
군자란 아줌마 시골에서 온 배추를 들고 밤 여덟시 봄동 아줌마네 아파트 낮에 산 오렌지도 반 덜어서 들고 전화를 하니 군자란 꽃을 들고 내려오신다 책상머리에 꽂아 이뿌잖여~ 직접 깐 은행도 주시고 오렌지는 있다고 가져가 먹으란다 바래다 주시면서 며칠 아팠는데 오늘 천마산에 다녀왔다고 언제 천마산 한 번 가자고 집에 와서 군자란 꽃을 꽂았다 실은 군자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인사를 해도 받지 않는 사람 같거나 신나는 음악 앞에서 어깨 한 번 들썩거리지 않는 사람 같아서 그런데 오늘은 어디 보자 어디가 군자답게 생겼을까 하니 잎이 참 듬직하게도 생겼구나 이파리가 꽃의 몫을 넘는구나 그 잎에 편지라도 쓰고 싶은 밤 봄동 아줌마가 군자란 아줌마로 바뀐다 향기는 없지만 봉오리는 세 개나 남았다 한참 가겠다 2021년 .. 2021.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