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60 강릉 강릉을 제대로 만난 적이 없다 경포대와 오죽헌은 꿈에서 가봤는지 진짜 가 본 것인지 구분이 되질 않는다 오죽은 푸르고 검어서 꿈인지 생시인지 정동진은 년 초 뉴스에서만 해돋이에 밀려서 해가 돋는지 희망이 돋는지 모르는ᆢ 아, 그런데 이렇게 좋구나 눈 감고 내게로 달려오는 모래알 봉숭아 꽃물을 모르는 바다 눈보라처럼 바다는 소망이 솟는구나 다 저녁 때 하염없이 정동진 모래밭에서 2024년 6월 16일~ 6월 20일 2024. 6. 18. 국립수목원 복자기나무 계수나무 마로니에 나무 도깨비부채 광릉요강꽃 복주머니난 기념일엔 국립 수목원에 간다왜 결혼과 나무가 같은 것인지계수나무를 보러 간다엄마 계수나무가 잔가지를 더 냈구나 광합성광합성박물관 앞 복자기나무와 비술나무도 좋다가을날의 복자기 단풍과 겨울날 비술나무의 잔가지를 봐야겠다고나무 이름을 부르면서 걷는다나무가 나무인지 내가 나인지 몰라서 나무가 된다앞서가는 아주머니가 아저씨한테 매발톱꽃을 할미꽃이냐고 묻는다매발톱이 웃는다 아저씨는 웃지 않고 나는 도깨비부채 앞에서 왔다갔다돌아가면 할미꽃이 있는데 그럼 그것은 매발톱이 된다나무도 사람도 다 초록이어서 틀린 말도 초록으로 듣는다기념일엔 국립 수목원에 간다 2024년 4월 30일 2024. 4. 30. 희리산 자연휴양림 - 4월 17일~ 23일 숲으로 들어선다 잡목이 가득한나는 잡목이란 말이 좋다 층층나무 길이다층층나무를 세면서 높이를 세면서 간다 캠핑장 앞은 단풍나무 숲길이다여러번 오가면서 여러색깔 고양이를 만난다 밤에는 그림자놀이를 한다뭔 "반가사유상" 같다 나인데 빗소리를 들으며 고양이와 캠핑 가죽나무순 나올 때라 전을 부치면서 일 년 만에 서천 희리산 캠핑벚꽃은 다 졌지만 그대신 연두가두 해 전 고양이는 늙었고산은 더 푸르더라 2024년 4월 17일~ 23일 2024. 4. 24. 봄 봄 2024년 4월 2024. 4. 3. 새야 새야 왜가리야 제 그림자를 쪼고 있다 물고기를 쪼고 있다 물고기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하는 일이 그렇다 잡히지 않는 그림자는 더 어지럽다 얼음위로 조심조심 자리를 옮겨본다 가는 길이 그렇다 가만 그림자를 본다 나를 본다 그러다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 나이기도 하고 새이기도 해서 다시 나를 쪼기 시작한다 2024년 2월 14일 2024. 2. 9. <밤쩌: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 part. 2> 를 선보이며, 불세출은 '전통의 본질'을 고민하고 존중합니다. 전통이 주는 깊이와 무게감에 집중합니다. 다행히 전통음악에 대한 환대와 수용이 예전보다는 가깝게 느껴지고,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 작품들이 다채로움을 넘어서 경이로움으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것을 좇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던 것이 잊혀져 가는 이면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불세출의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 시리즈가 만들어졌는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전통이 과거를 살아온 사람들의 노래와 음악들이 창작되고 변형되어 만들어진 창작물인 것처럼. 지금을 살고 있는 불세출의 시선으로 만들어낸 과거의 노래가 오늘날의 전통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미래에도 전승될 전통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시대의 음악으로 만들어내.. 2024. 1. 26. 해화도 지금 꽃이 피는 곳 지금 바람을 기다리는 곳 꽃잎 끝에 한 번 서 보는 곳 아무 향이 나지 않지만 향이 나는 곳 중국 하이난의 해남도에 있는 인공 섬 "해화도" 꽃잎 모양으로 만든 거대한 섬 제주도의 약 19배 (한국 1/3 면적) 중국에서 유일하게 면비자 1,2월 따뜻한 성수기 최고기온 25~28도 깨끗하고 온화한 곳, 친절하기도 한 곳 언젠가 남편과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이다. '오션 월드' 우리나라의 에버랜드 같은 흰 빛깔의 슬픔 벨루가는 처음 보았다. 사람 같았다. 어항 속의 친구와 나 나는 물고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시에도 잘 등장한다. 여행사 비용이 저렴해서인지 조식만 주고 점심, 저녁은 각자 사먹어야 했다 아침을 먹고 나면 점심 저녁겸 한 끼만 먹으면 되었는데 말이 전혀 안 통하는 곳이라서 파파.. 2024. 1. 17. 2023년이 다 지나네요 아침부터 눈이 펑펑 내려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작은 산에 올랐습니다 아무도 없는 산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낮엔 앞에 공원에 나가 걸작품들을 감상했습니다. 눈사람은 왜 사람일까 생각하면서 눈사람을 만든 상상력이 올핸 더 깊어져서 좋았습니다. 저녁땐 호만천으로 눈 구경을 나갔습니다. 여기쯤에서 기차가 지나가면 좋겠다고 한참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기차가 다 지나가고 혼자 뒹구는 눈발이 좋았습니다. 한 해 동안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웃는 일 많으시길 기도합니다. 이신율리 드림 2023. 12. 30. 국화봉고프러포즈 - 이신율리《시로여는세상》2023년 가을호 국화봉고프러포즈 마드리드 산히네스에서 추로스를 먹던 아침, 터키석 하늘에 태엽을 감았지 몇 바퀴를 돌렸으면 팝콘이 터졌을까 우리가 다시 만났을까 끈적이는 생각에서 발을 빼면 어두 워지는 한강가야 오리 가던 길 되돌아오고 강물 소리 맞춰 봉고 돌아오고 트렁크를 활짝 열었어 풍선이 떠오르는 하늘이 넘쳐났지 그녀는 프릴 없는 원피스를 입고 초코라테 셔터를 눌렀지 펄 립글로스 없이도 사진 잘 받겠다고 오늘 거울은 마 음에 든다고 추로스를 먹던 아침 총소리를 내면서 날아가는 새를 보고 네가 웃었던가 사이프러스 나무 사이로 애드벌룬이 둥둥 떠올랐지 너는 커다란 프릴칼라 블라우스를 입고 제라 늄 화분이 자꾸 시든다고 말했지 크리스마스 앵두 등을 켰어 출렁거리는 여수 밤바다 볼륨 높였지 노란 꽃송이가 불쑥 불쑥 피어나.. 2023. 12. 9. 이전 1 2 3 4 5 ··· 1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