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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여행 5 고흥 여행 5 유자만큼 커피 그리고 분청, 연홍도 산티아고 커피 농장 체험 (과역면) 1인당 - 1만 5천원 예약 필수 커피 열매는 지금 익을 때가 아닌데 익었음 커피 붉은 열매 껍질로는 마스크팩도 생산한다는데 모르고 안 사왔네 커피 원두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듣고 원두 껍질은 '카스카라'라 부르고 그걸로 차를 만든다고 맛은 구수하다고요 아래 오른쪽은 사향고양이 응가 커피 루왁 드뎌 ~ 핸드 드립 중 커피 잘 안 마시는 나도 향은 좋아서 흠흠~~~ 내 커피 6봉씩 만듦 한 봉지는 마시고 쓰지 않고 구수하고 담백한 맛 (커피는 잘 안마셔도 맛은 아니까) 유자 공원 (풍양면) 엄청 큰 유자 농원 아직 완전히 익지는 않아서 계획했던 유자 체험은 하지 못했다 11월 10일에 유자 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그때나 익.. 2022. 10. 22.
고흥 여행 4 고흥여행 4 나는 나를 어느 행성으로 쏘아 올릴까? 나로 우주센터 (봉래면) 사람이 왜케 길게 나왔을까 머리 하나는 더 있네 나로호 옆에서 찍어 그런가? 이 몸무게 맘에 들어 가장 큰 기대를 하고 온 곳이다 천체에 관심이 많은 나는 신이 나서 사진을 찍어 우주복도 입어보고 행성마다 몸무게를 달아 보고 우주선과 행성에 대해 관심이 커지는 시간 누리호 발사 장면에서는 넘치는 뿌듯함 오래 걸려 꼼꼼히 봤다 아이들은 얼마나 좋아할까 추천한다 설렁설렁 보지 말기를 ... 세계는 지금 우주경쟁 시대 나도 나를 쏘아 올려야겠다 어디로? 고흥우주천문과학관 (도양읍) 낮시간 오후 2시~ 5시 저녁 시간 오후 7시 ~10시 일부러 밤시간 맞춰 갔다 별을 봐야하니까 별 볼 일 있으니까 이만큼 해가 질 때였다 바다가 보이는 .. 2022. 10. 20.
고흥 여행 3 고흥 여행 3 보이지 않는 소리를 만나다 능가사 (점암면) 象被雷驚花入牙(상피뢰경화입아) 코끼리가 우뢰에 놀라니 꽃이 어금니로 들어가느니라 犀因玩月紋生角(서인완월문생각) 물소가 달 구경하니 문체에 뿔이 생기고 보물 제1307호 기둥은 배흘림 양식 건물이 입구에 맞춰 북향으로 되어있는 점이 특이하다 때맞춰 코스모스도 피어서 나이 드신 아저씨 꽃잎을 따서 하늘로 어릴적 꿈을 꾸고 계시고 금탑사 (포두면) 극락전 괘불탱화가 보물로 있다 느티나무가 천천히 단풍들고 산사빛깔은 계절에 늘 무관심하지 민들레 꽃씨가 이제야 날아갈 채비를 하거나 샤프란은, 상사화 몇 송이는 늦게 피고 탱자가 익고 담 너머 감이 익는 두 분 스님을 만났는데 모두 비구니 스님이셨다 한 분은 개와 산책을 하시고 한 분은 공사하는데 뒷일을 봐.. 2022. 10. 18.
고흥 여행 2 고흥 여행 2 섬이 아닌 섬에서 섬이 아닌 섬으로 발포해변 (도화면) 빅토리아호텔 숙소 앞이 발포해변이었다 모래따라 뛰기 좋았다 조개껍데기 없이 파도소리가 따라왔다 하루를 시작하기 좋았다 고흥은 섬이 많아서 돌고 돌아도 바다, 다시 돌면 산, 또 다시 돌면 평야 그리고 돌아오면 바다 복 받은 지형이다 고흥! 대복 식당 (고흥읍) 게장백반 일인분 1만 3천 게장은 물론 밑반찬 솜씨가 일품이다 중요한 가격도 좋다 능이 육개장도 인기가 좋대니 내일도 먹으러 갈까 유자당 (고흥읍) 주택 1층이 찻집 유자 스무디와 주인 아저씨가 굽는 유자 파운드 케잌, 유자 마들렌 가격도 비싸지 않고 유자향은 짙고 아주머니 친절하시고 당분 충전했으니 아름다운 바다마을을 찾아나서자 지죽마을 (도화면) 다리를 건너는데 무서웠다 높아.. 2022. 10. 17.
고흥 여행 1 고흥 여행 1 이곳에서 나는 푸른 물고기가 될 것 같아 유자 외엔 아는 게 없었던 고흥 소록도가 고흥에 있는지 우주발사는 고흥에서 했는지 이런 정신으로도 나는 고흥 여행을 계획하는데 3년이나 걸렸다 5시간을 달려 점심은 고흥 한우 사시미와 궁금한 낙엽살을 구웠다 오래 씹어야 고소했다 옥금마을 (과역면) - 옥처럼 맑고 금처럼 빛나는 마을 진지도를 가려다 길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석류와 단감을 따주시고 단감을 먹으면서 여기 놀기 딱 좋구나 그러면서 그냥 주저앉아버렸다 팥 수확 철 인가봐 낼 모레 구십이라는 할머니 팥을 따주었더니 집에 가서 커피 한 잔 하라고 좋아라 남편과 팥 자루를 들고 졸랑졸랑 석류가 익고 유자가 익어가는 작은 길을 가다 "유자 필요헌가?"하고 뚝 따 주시고 갑자기 물으면 필요한가? 왜 .. 2022. 10. 13.
파마머리는 빗을 일이 별로 없다 샴푸를 하기전 두피 맛사지 차원에서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빗고 거울을 보면 폭소를 터트린다 얼굴의 3배 만큼은 되는 머리칼이 정전기의 응원을 받아서 아, 이 대목에서 사진을 올려야 하는데... 이런 헤어스타일 괜찮네 바꿔볼까? 이러고 나가면 어떨까? 사람들 다 도망가겠지 별별 생각 샴푸할 생각은 안하고 생각이 끝나면 빗으로 빛이나게 두피를 톡톡 탁탁 툭툭 부드럽게 그러다 조금씩 강도를 높여서 빚쟁이에게 빚을 재촉하는 것마냥(해보진 않았지만 그럴 듯하게) 툭딱툭딱 치면 제 정신으로 돌아와 그때부터 샴푸 시작 오래도 사용했다 십년도 훨 넘었으니 큰아들이 집에 왔다가 잘 안보이는 곳에 두었는데 어떻게 봤나 빗이 왜 그래? 어, 오래 써서 그래 아직.. 2022. 10. 5.
식탁은 자꾸 살아난다 나는 아보카도를 생각한다 - 이신율리 『문장웹진』 2022년 8월호 식탁은 자꾸 살아난다 나는 아보카도를 생각한다 - 이신율리 식탁의 무표정한 생각을 썬다 아보카도를 듣는다 아보카도를 먹은 뉴스가 식탁으로 미끄러진다 자글자글한 여름휴가 아보카도 카나페, 초 간단 레시피에 물을 뿌린다 식탁이 살아난다 소문을 듣지 않아도 꽃무늬 식탁보를 깔지 않아도 아버지는 트럭을 몰고 왔다 트럭이 오는 날이면 세상은 꽃처럼 터졌다 식탁이 자꾸 살아난다 식탁에서 가장 튼튼한 곳은 팔꿈치가 닿았던 자리 아버지와 함께 앉았던 자리가 살아난다 우리는 서로 다른 말을 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보카도를 생각한다 트럭의 뒤꿈치를 닮은 아보카도를 심는다 심기만 하면 생각대로 돋아날 것 같아서 아보카도가 살아난다 새싹이 돋아날 때까지 탬버린을 연주했다 뿌리가 자란다 거짓말처럼 이파리가 커다란.. 2022. 8. 17.
그 여름은 어디 갔을까 그 여름은 어디 갔을까 그 여름 능소화는 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바람도 불지 않았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동네 끝자락에 사는 할머니 댁으로 심부름을 갔다 “부추 좀 사 와” 나는 소쿠리를 들고 두 걸음씩 뜀뛰듯 날아가듯 능소화 보러 갈 때만 걸었던 걸음이었지 그러니까 능소화 걸음인 거지 기역자로 굽은 할머니의 허리를 보면 그 집 아저씨가 떠올랐어 키 크고 잘생겨 꼭 탤런트 같았던 아저씨와 키 작은 아줌마 아저씨는 퍽 하면 바람이 났고 아줌마는 퍽 하면 울고 다녔던 기억 그래서 할머니 등이 저렇게 굽었나 하는 생각을 하느라 얼마치 주세요 하는 얘기도 잊어버리고 능소화는 부추 밭가에 가죽나무를 타고 올라가는데 세상에 없는 꽃 같았어 어떻게 저런 빛깔로 대롱대롱 매달려 피느냐고 우리 집 마당가엔 가죽나무가 두 그.. 2022. 7. 30.
칸나와 폐차장 - 이신율리『한국문학』2022년 하반기호 칸나와 폐차장 - 이신율리 흩어졌다 모이는 이름에 리본을 단다 가벼워지고 싶은 것끼리 등을 보일 때 그때, 여름보다 느리게 칸나가 핀다 새를 먹은 돌이 유리벽을 뚫고 날아오를 수 있을까 시들기 시작하는 것들은 기억을 털어 날개를 말리더라 아는 곳에서만 멍 자국을 씻는 저녁 젖은 깃털처럼 무거워지는 쪽으로 칸나가 난다 구름 정도는 휘어잡을 수 있는 곳에서 기다리는 새가 핀다 이름표가 떨어져 낯선 자리마다 셔터를 내린다 안을 수 있는 것들은 가렵다가 간지러워서 선인장에 음표를 달아주거나 비밀번호를 빌려준다 컵라면이 먹고 싶은 코끼리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주던 쪽으로 여름이 온다 아무리 걸어도 부르트지 않는 미등이 가장 늦게까지 살아남아 가벼워지는 등을 비춘다 폐차장 가는 길에 붉은 칸나가 핀다 흩어졌다 모이는.. 2022.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