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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동* - 이신율리 『문학의 오늘』 2022년 가을호 모운동* ​ 기울어진 곳에 구름을 채운다 붉어지는 쪽으로 벼랑은 자란다 ​ 삭도가 길을 찢을 때마다 하늘에 그림자가 지천이다 머물 수 없는 사람들이 더는 늙을 수 없어 구름을 만드는 모운동募雲洞 별을 캐는 바다를 끌어올리고 감자 꽃은 달빛이 피우는 거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카나리아를 따라 탄광 안으로 들어갔다 새카만 개가 빳빳한 지폐를 물고 섰다 눈에 불을 켜고 극장과 우체국을 부른다 편지를 부치던 얼굴이 벽화 속 으로 들어온다 축제가 시작되고 필름이 느리게 돌아온 다 옥수수 밭 사이로 기차가 온다 양귀비꽃 붉던 자리에 산국 향이 나는 별을 꿀꺽 삼키고 새벽에 기차는 온다 거울 속 너머 잃어버린 얼굴이 나를 보고 있다 닫힌 갱도에서 겹겹이 구름을 열고 영화를 보고 화전을 굽던 사람들이 걸어 나온다 감자 꽃.. 2023. 1. 5.
오래된 것들 오래된 것들은 언제 다시 태어날까 태어나서 다시 새해도 맞고 옥색 부리를 단 백학처럼 내게 날아오거나 그 앞에서 나도 백학이 되거나 오래 전 옥을 팔고 호박을 팔고 진주, 다이아도 팔던 곳에서 나뭇잎 80여장의 반짝거림으로 내게 온 한 장 한 장 꿈결 같았지 달랑거리면서 꿈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은 블벗 친구님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실거라고 2022년 12월 31일 2022. 12. 27.
Merry chrismas 복된 성탄절 되세요. 22년 12월 24일 2022. 12. 24.
남쪽 남해 '바람흔적미술관'에서 '이선정'작가의 이 그림 좋았다. '남해 아난티'엔 동백이 피고 지고 '이너털 저니'에서 모자도 사고 컵도 사고 책은 안 사고 통영에서 이틀 '김춘수시인' 동상은 '다이소'를 넘고 한 마리에 600그람은 나갔지 흐흐 디따 맛있게 혼자 다 먹었음 참소라도 '전혁림' 화백의 '통영항' 다음날 다시 남해로 오기 전 좋아서 한 번 더 가서 보고 여기도 통영항 제라늄이 예뻤던 미술관 옆 카페 전혁림 미술관 삼천포 시장 요즘 바다에서 나는 건 다 맛있는 계절 나는 공룡을 다섯 살 만큼 좋아하고 남해로 가다가 '고성 공룡박물관'에 가서 공룡 실컷 보고 공룡 발자국에 내 발을 넣고 기를 받고 ㅎㅎ 그 아름다운 바다에서 남해 편백 휴양림 남쪽으로 가면 나는 전생을 다시 사는 것 같아 또 다른 .. 2022. 12. 15.
메주와 눈사람 메주를 닷말이나 쑤었다고 엄마가 전화를 했다 맛있겠네 어릴 적 메주를 만든다고 콩을 삶을 땐 한 주먹씩 먹던 생각이 나서(원래 콩을 좋아해서, 염소띠도 아닌데, 염소가 콩을 좋아했던가?) 얘기하다 갑자기 엄마가 "메주 만든 거 보면 딸, 시 한 편 쓸 수 있을 것 같아 사진 보낼게" 어쩌다 엄마까지 매사에 시 생각을 하게 했구나 내가 '참 열심히 써야겠다 "엄마, 메주랑 다른 메주네 메주가 왜케 이뻐" 며칠 후 다시 보내온 사진 참 이쁘게도 매달으셨네 우리 엄마 게발선인장 꽃도 잘 피웠고 엄마는 뭐든 예쁘게 만들었지, 송편도, 하다못해 부엌을 쓸던 빗자루도 그런 엄마가 이젠 늙어가네 한참을 늙어가네 밖으로 나왔다 한 주먹 내린 눈으로 누군가 눈사람을 세 개나 만들어 놓았다 개구진 마음으로 만들었겠다 "운.. 2022. 12. 6.
파란 편지님 (김만곤 선생님)의 달팽이의 비문증 달팽이의 비문증 이신율리 나비가 바다를 끄는 암초 숲을 지나고 있어 동공에 쌓은 오래된 질문, 왼돌이 달팽이의 등은 바람을 만들지도 몰라 이마를 짚어주는 더듬이 달팽이가 밟으면 가장 얇은 소리가 난다는 길을 비켜가지 길이 생겨나고 있어 물방울 계단을 허물지 않고서도 구름처럼 입 꾹 다물고 맨살을 내어줄 수 있는 이유 주근깨 돋는 한낮은 안개꽃 천지야 동공 속 이야기를 지고 두더지는 파밭을 언제 다 지나가나 눈 뜨고 자는 밤엔 이 밤부터 내일까지 비가 올지도 몰라 크고 둥근 뼈를 그려보거나 처음 들었던 빗방울 소리를 떠올리면 뿔이 쑤욱 자라서 느리게 넘기는 페이지는 왜 그렇게 질문이 많은지 ​ 살만한 이유에 물기 돌면 풋살구 같은 신 벗고 바다를 향해 꿈쩍꿈쩍 나아가지 ​ 물결처럼 팽이를 감고 질문인 것처.. 2022. 12. 3.
달팽이의 비문증 - 이신율리 『문장웹진』 2022년 8월호 달팽이의 비문증 나비가 바다를 끄는 암초 숲을 지나고 있어 동공에 쌓은 오래된 질문, 왼돌이 달팽이의 등은 바람을 만들지도 몰라 이마를 짚어주는 더듬이 달팽이가 밟으면 가장 얇은 소리가 난다는 길을 비켜가지 길이 생겨나고 있어 물방울 계단을 허물지 않고서도 구름처럼 입 꾹 다물고 맨살을 내어줄 수 있는 이유 주근깨 돋는 한낮은 안개꽃 천지야 동공 속 이야기를 지고 두더지는 파밭을 언제 다 지나가나 눈 뜨고 자는 밤엔 이 밤부터 내일까지 비가 올지도 몰라 크고 둥근 뼈를 그려보거나 처음 들었던 빗방울 소리를 떠올리면 뿔이 쑤욱 자라서 느리게 넘기는 페이지는 왜 그렇게 질문이 많은지 살만한 이유에 물기 돌면 풋살구 같은 신 벗고 바다를 향해 꿈쩍꿈쩍 나아가지 물결처럼 팽이를 감고 질문인 것처럼 문을 열고 감.. 2022. 11. 30.
그림 시 어느 선생님께서 그림 시 같다고 ᆢ 나도 그렇게 부른다. 2022, 11, 21 2022. 11. 21.
고흥 여행 5 고흥 여행 5 유자만큼 커피 그리고 분청, 연홍도 산티아고 커피 농장 체험 (과역면) 1인당 - 1만 5천원 예약 필수 커피 열매는 지금 익을 때가 아닌데 익었음 커피 붉은 열매 껍질로는 마스크팩도 생산한다는데 모르고 안 사왔네 커피 원두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듣고 원두 껍질은 '카스카라'라 부르고 그걸로 차를 만든다고 맛은 구수하다고요 아래 오른쪽은 사향고양이 응가 커피 루왁 드뎌 ~ 핸드 드립 중 커피 잘 안 마시는 나도 향은 좋아서 흠흠~~~ 내 커피 6봉씩 만듦 한 봉지는 마시고 쓰지 않고 구수하고 담백한 맛 (커피는 잘 안마셔도 맛은 아니까) 유자 공원 (풍양면) 엄청 큰 유자 농원 아직 완전히 익지는 않아서 계획했던 유자 체험은 하지 못했다 11월 10일에 유자 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그때나 익.. 2022.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