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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모란과 작약41

여름이 가네 방충망 너머 암매미가 쉬네 배 끝이 길죽한 것이 암매미 뾰족한 부분을 땅에 박고 알을 낳는다네 풍경소리 잠잠하고 매미 더 쉬고 싶은지 꿈쩍을 않네 신나게 노래하던 시절이 가네 땅속에 꿈을 심을 일만 남았네 그땐 풍경소리 들리고 앞장서는 바람따라 나도 꿈 꿀 일을 찾고 있겠네 21년 8월 18일 2021. 8. 18.
하늘 접시꽃 "접시꽃이 감나무를 따라잡으려고 해 하늘 접시꽃이야" - 엄마가 톡으로 사진 보내면서 2021년 8월 6일 2021. 8. 6.
꽃밭 이야기 오래전부터 꽃을 키웠다 주로 풀꽃과 우리 나무들 시를 쓴다고 또 한참을 배란다에서 아이들은 저혼자 자랐다. 풀꽃이나 나무가 15년쯤 된 아이들과 산다. 그러니까 반려식물 맞다. 이사 온 아파트 배란다가 꽃 키우기 좋게 생겼다. 다시 처음처럼 꽃을 키우기 시작했다. 전에 키웠던 아이들 까탈스러워서 포기했던 아이들과 다시 시작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은 꽃을 키우는 일 같다. 잊지 않고 부지런히 꽃을 피우는데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 내가 내게 묻는 시간이다 꽃 필 때 놀러오세요~~~~ 2021년 7월 2일 2021. 7. 2.
결혼기념일과 철쭉 나비 나비 느닷없이 국립 수목원 점심으로 떡, 간식, 쓸데없이 과자 느닷없음은 부실을 불러온다 명자처럼 핀 명자꽃 저 붉은 입술 라일락을 누군가는 귀신처럼 핀다고도 했지만 살결 고운 미스김 복주머니란 또는 개불알꽃 그 옛날엔 산에 가면 천지 피었던 꽃이라는데 이젠 귀한 꽃 국립 수목원 광릉내에서만 볼 수 있는 천연기념물 '광릉 요강꽃' 철쭉 필 때 핀다 우와~ 철쭉 철쭉 여기 또 철쭉 철쭉 결혼기념일과 철쭉 화들짝 핀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왠지 진달래가 지고 나면 철쭉이라도 피어야 결혼 기념일이 올 것 같아서 다행히 철쭉은 어디서나 피지만, 어디나 피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새 잎 나는 소리로 노래하는 새가 있을 것 같은 국립 수목원엘 간다 다른 꽃은 몰라도 오늘 철쭉은 피니까 오랜전 아, 오래전이다.. 2021. 4. 30.
고향의 봄 목련 너머 달이 뜨고 내가 뜨네요 가을을 지나 튤립이 피면 나도 피겠죠 목련꽃 그늘 아래 편지를 읽던 그 시절은 어디 가 있을까요. 2021년 3월 27일 2021. 3. 28.
군자란 아줌마 시골에서 온 배추를 들고 밤 여덟시 봄동 아줌마네 아파트 낮에 산 오렌지도 반 덜어서 들고 전화를 하니 군자란 꽃을 들고 내려오신다 책상머리에 꽂아 이뿌잖여~ 직접 깐 은행도 주시고 오렌지는 있다고 가져가 먹으란다 바래다 주시면서 며칠 아팠는데 오늘 천마산에 다녀왔다고 언제 천마산 한 번 가자고 집에 와서 군자란 꽃을 꽂았다 실은 군자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인사를 해도 받지 않는 사람 같거나 신나는 음악 앞에서 어깨 한 번 들썩거리지 않는 사람 같아서 그런데 오늘은 어디 보자 어디가 군자답게 생겼을까 하니 잎이 참 듬직하게도 생겼구나 이파리가 꽃의 몫을 넘는구나 그 잎에 편지라도 쓰고 싶은 밤 봄동 아줌마가 군자란 아줌마로 바뀐다 향기는 없지만 봉오리는 세 개나 남았다 한참 가겠다 2021년 .. 2021.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