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나야/모란과 작약41 새봄맞이 꽃밭 과일 껍질 모으고 쌀뜨물 모아서 화초에 물을 줍니다. 겨울동안 아이들도 종합비타민이 필요하니까요 저는 더 맛있는 빵을 먹었습니다 헤헤~~ 대문자초 지는 모습도 이뻐서 그냥 두었습니다 이뿌죠? 오늘 아침 새봄맞이로 단장했습니다 더 이뻐졌죠? 이 꽃들보다 다섯 배는 많았는데 여행하면서 돌아가시고 시 쓴다고 돌아가시고 노래 한다고 살아나시고 엄마가 이뿌다 하는 애는 또 시골에서 살고 있구요 지난 번 매화가 피었다 졌구 좀 있음 이렇게 필겁니다 젤 먼저 라일락이 필겁니다 향기가 여기 여기 갈겁니다 미국 캐나다 스웨덴 일본을 돌아서 제주 부산 화계장터 찍고, 울산 울진 포항 순천 혜명초당 경주 김천 전주 군산 안동 평창 화천 미산산방 찍고, 원주 서천 열무김치 청주 세종 김포 철원 인천 일산 파란편지 읽고, 산골.. 2020. 2. 12. 꽃과 그리고 햇살로 시작하는 하루 개나리보다 빨리 달려오는 영춘화(迎春花) 마주 앉아 소근거려도 좋겠고 키우던 방울새 나를 데리고 어디로든 갔었지 백로 앞에서 들여다보기조차 미안했던 오월 첫눈 내리고 나서도 꼬박 친구 풍로초 그리다 만 날들은 여전히 제목 없는 시처럼 내게로 오고 내 오늘 한강 노을빛에 걸어둔다. 나와 마주하는 시간은 짧아도 꽃차례만큼 길다. 2020년 2월 14일 2020. 2. 7. 달나라 가보셨나요? 저는 달을 무지하게 좋아합니다 달, 별, 구름, 바람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그럼 할 말은 없지만 아마도 보통 사람보다 쪼끔 더 좋아합니다. 달과 별 보이시죠? 오른쪽 중간에 흰 점이 금성입니다. 삼성 아닙니다 얼마나 큰 지, 별 아닌 줄 알았습니다 별일 없이 별 맞습니다 하도 커서 안 볼래도 보입니다 오늘 달은 반달과 초승달 사이 이런 달이에요 보름달로 열심히 가는 중입니다 사진은 몽실거려 둥그스름하게 보이지만 그림을 참조하세요. 견과류 캐슈너트 같아요 이럴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오늘입니다 운동 나왔어요 폰으로 눌러대는 한강에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건너 보이는 미사리 쪽 야경이 별을 넘어섭니다 어? 금성이 아래쪽으로 많이 내려왔습니다 바람 좋은 쪽으로 움직이는 거 아시죠? 제게 더.. 2020. 1. 31. 판소리와 석화 판소리와 석화 판소리를 하는 그녀는 나보다 열 살이 어리다 만난 지 스무 해도 넘었다 장흥 바닷가가 고향이다 처음 만났을 때, "아이가 몇 살이에요?"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허구 많은 질문 중에 ... "우하하하 웃으면서 결혼 안해서 아이가 몇 살인지 몰라요" 얼마나 무안하던지 내 발등을 찍으면서, 그렇게 호탕한 그녀였지만 지나고 보니 마음이 여리고 순박했다. 우린 금세 친구가 되었고 그 후, 그녀 결혼식에 갔고, 아이 돌잔치에 갔고, 그의 어머니 칠순에도 갔다 칠순 잔치에서 어렵게 '회심곡'을 부탁했지만 그때 하필 목감기가 심해서 못 불러 준 것이 지금까지 걸린다. 결혼해서 지금은 아홉 살 아들과, 일곱 살 먹은 이쁜 딸을 키우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다. 지난번 전화 통화에서 "아들 대금 독주한다"했더.. 2020. 1. 22. 눈 오는 아침 덕소에 눈이 와요 내겐 오늘이 첫눈이에요. 함박눈이에요 교회 다녀와서 부지런히 아침을 해서 한 술 입에 넣는데 흰 눈이 펑펑 내리는 겁니다 눈 동그랗게 뜨고 남편에게 말합니다 눈와! 그래? 눈을 보면서 웃는 표정이 처음 만났을 때랑 똑같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그럼 우리 뚝도 시장 가야겠네 하면서 웃습니다 연애할 때 들락거렸던,성수동에 있는 시장 이름입니다 오늘 메뉴는 매생이 굴국입니다. 굴향이 좋네요 내리는 눈과 향기가 비슷할 거라고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교회 다녀와서 비닮은 수채화님께 '신은 계신다'고 답글 드렸어요 IMF로 죽을만큼 힘들었을 때 아침이면 눈뜨지 말았으면 그랬을 때, 위로해 주시고 힘주신 분이 내겐 계시거든요 누구에게나 살면서 힘든 고비를 넘길 때가 있죠 드라마나 소설에 있을 법한 일을 .. 2020. 1. 15. 블로그 벗님을 만나다 오래된 벗님을 만나다 세라님은 색연필 그림 특히 연꽃을 잘 그리시고 가을하늘님은 야생화가 좋아 분주령을 잘 가시는 것이 나는 좋고 세라님과 잠실역에서 11시 반에 만나기로 했다 왕길치인 나는 롯데백화점 분수 근처에서 헤매다 세라님께 발각돼서 잡혀옴 ㅋㅋ 둘이 얼싸안고 몇 년 만이래요 이러면서 (한 이년쯤 됐나?) 친자매처럼 안부를 묻고 롯데호텔 앞으로 갔다 가을하늘님이 데리러 오셨다 (가을하늘님은 만난지 4년 되었음)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집에서 벚꽃 피는 봄날을 얘기하면서 움찔거리고 있는 놀이동산을 힐끔거리면서 전복 삼계탕으로 몸보신 몸에 좋은 거는 다 넣고 끓이신 진국 목젖이 살살거리며 헤엄치는 걸 참음 노래 나올 뻔 닭살도 닭살 돋지 않게 왕부드러움 주먹만 한 전복 껍질 가져옴 - 진주.. 2019. 12. 26. 이전 1 ··· 3 4 5 6 7 다음